하버드·토론토 대학교, 국제 학생 위한 비상 학업 연계 프로그램 발표

2025-06-28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하버드 대학교와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가 국제 학생의 미국 입국 제한 사태에 대비한 공동 비상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의 비자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학업 차질을 겪을 수 있는 국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계획에 따르면,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일부 대학원생들이 미국 입국이 어려울 경우, 토론토 대학교의 뭉크 글로벌 사무 및 공공 정책 아카데미에서 방문 학생 자격으로 수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해당 수업은 하버드와 토론토 양교의 교수진이 협력하여 공동으로 강의하며, 하버드에서 최소 1년간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에게만 적용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5월 미국 국토안보부가 하버드의 국제 학생 모집 자격을 박탈하려 했던 사건 이후 마련된 첫 실질적 대응이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보스턴 지역 법원 판결로 일시 중단되었으나, 여전히 비자 정책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두 학교는 비자 발급이 불가능한 일정 수의 학생이 발생할 경우에 한해 해당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학생들이 케임브리지 캠퍼스에서 수업받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며, 미국 비자 발급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그러나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국제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 계획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하버드 통계에 따르면, 현재 케네디 스쿨에는 92개국에서 온 739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지난 5년간 신입생의 절반 이상이 미국 외 국가 출신이다. 이는 국제 학생 비중이 매우 높은 학과임을 보여준다.

최근 몇 달간 하버드와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학생 정책과 관련해 반복적으로 충돌해왔다. 트럼프 측은 하버드가 반유대주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그에 따른 제재로 수십억 달러의 연방 자금을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버드는 정부가 대학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려 한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번 연계 프로그램은 불안정한 비자 제도 아래에서도 국제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패막이자, 학문 공동체의 연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