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정동영 신임 통일부 장관에게 바란다!

이념이 아닌 현실, 대결이 아닌 상생의 통일정책을 기대하며

2025-06-23     김창권 대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5선의 정동영 국회의원이 통일부 장관으로 다시 이재명 정부의  일선에 섰다. 정치인, 언론인, 통일부장관까지 두루 경험한 그는 누구보다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인물이다.

과거 통일부 장관 시절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개성공단을 추진했던 실무형 장관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이번 기용은 그동안  막힌 남북관계의 숨통을 틔우려는 이재명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담긴 인사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경직돼 있다. 북한은 남한을 더 이상 대화 상대가 아니라고 규정했고, 대외적으로는 북중러 대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남북 간 연락선도 끊긴 지 오래이며, 국내 정치 역시 남북문제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돼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역할은 그만큼 더욱 중요하다.

첫째, 이념이 아닌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통일 대박론’이나 ‘굴욕적 저자세’ 같은 구호가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이다. 

통일은 감정이 아니라 전략의 문제이며, 이상이 아니라 국익의 문제다. 정 부총리는 과거에도 남북 교류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려 했던 노련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민생 중심의 남북정책, 실용주의 통일 접근을 기대한다.

둘째, 작은 교류에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대화의 문이 닫혔다 해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부 간 교류가 어렵다면 민간, 문화, 체육 등 비정치적 교류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통일부는 단절의 시대라 할지라도 다른 부처와는 달리 관계 복원의 실마리를 찾는 부처여야 한다.

물꼬는 작아도, 그 흐름이 평화로 향할 수 있다면 그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셋째,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지금 남북문제는 국민 다수에게 ‘희망’이 아니라 ‘걱정’이다. 정 부총리는 통일을 외치는 대신, 통일정책이 국민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탈북민, 청년세대, 실향민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남북문제를 정치의 도구로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여야 한다.

평화는 정부 혼자 만드는 것이 결코 아니라, 국민과 함께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초당적 협력과 외교적 균형을 견지해야 한다.

통일정책은 정권에 따라 뒤집어져서는 안 된다. 여,야를 설득하고, 국회와 함께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한미공조 속에서 독자적 입지를 확보하고, 북한에 대한 일관된 메시지를 유지해야 한다. 지금처럼 국제정세가 복잡한 시기일수록 통일부총리의 메시지는 신중하되, 분명해야 한다.

정동영 신임 통일부장관은 이미 통일 현장을 경험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의 연장선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시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잃지 않는 태도다.

그가 다시 꺼내든 통일의 나침반이, 대결과 단절의 시간을 지나 상생과 평화의 방향을 가리키기를 간절히 바란다.

방송기자,5선의 국회의원,통일부 장관,대통령 후보등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고루 갖춘 해비급 정동영 신임 통일부장관에게 거는 기대는 그래서 우리 모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