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유로존 21번째 회원국 전망

EU 집행위 “도입 요건 모두 충족”

2025-06-05     유정우
사진=뉴시스 제공.

불가리아가 유로화를 도입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으며, 내년 1월 1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 공식 가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6월 4일 독일 제1텔레비전과 프랑스 레제코 등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불가리아가 유로화 도입을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도 불가리아의 경제가 유로화 도입에 충분한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수석 경제학자 필립 라이언은 불가리아가 필요한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큰 결단력”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불가리아는 원래 2024년 도입을 계획했으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연기된 바 있다.

불가리아는 EU 회원국 중 가장 빈곤한 국가로,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EU 평균보다 34%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플레이션율은 2.7%로 기준치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통화 안정성과 재정 건전성 등 유로존 가입을 위한 주요 조건을 만족시켰다.

유로존 가입에는 EU 각국 재무장관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며, 이 회의는 오는 7월에 열릴 예정이다. 승인될 경우 불가리아는 2026년 1월 1일부터 유로화를 공식 사용하게 된다.

한편, 국민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 도입에 찬성하는 비율은 33.4%, 반대는 32.9%, 영향이 없다고 본 응답자는 22.6%였다. 지난 주말에는 친러파와 민족주의 성향 정당 지지자들이 수도 소피아 등지에서 시위를 벌이며 자국 통화인 레프(BGN)의 유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유로화가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벨기에 브뤼겔연구소의 조르트 다르바스 이코노미스트는 “불가리아의 경제 규모는 작지만 유로존 가입은 상징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이는 유로화가 여전히 매력적인 통화임을 보여주는 징후이며, 달러의 국제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로화에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