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기고] 대한민국, 무엇을 넘어야 할까
재외선거가 끝났다.
교민들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기차로 17시간 1천2백여킬로미터 , 볼가그라드는 1천킬로미터, 또는 극동에서부터 캠핑카로 1만킬로미터까지 달려와 투표하는 등 엄청난 열정을 보였다.
모스크바 재외선거만이 할 수 있는 거리상 최고 신기록을 달성했다. 무엇이 이러한 열정을 불러 일으켰을까?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혼자 17시간 기차를 타고 투표만을 위해 온 여대생은 "계엄을 지켜보았다"며 한국의 위기상황에 대한 해법이 투표라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1만킬로미터를 달려와 투표한 유권자의 투표는 모두를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볼고그라드에서 1천킬로미터의 거리를 아들을 데리고 비행기로 와서 투표한 한 가족 역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12.3 계엄은 영부인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불법계엄이라는 정황이 뒤늦게 시작된 검찰 수사에 의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이 파면되고 나서야 드러나는 권력형 범죄의 규모는 어디까지인지 가늠조차 힘들다. 스스로가 '반국가세력'이었다는 마각이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상대방의 '티끌'은 보고 자신의 '대들보'는 보지 못한 결과이다.
이제 대선주자들은 '진짜 대한민국', '새로운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좌우통합의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고 김문수 후보 역시5.18 묘역을 찾았다. 이준석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외교안보 분야는 입장차가 크다.
이재명 후보는 실용주의 외교노선으로 기존의 북중러와의 대립구도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기존의 한미동맹 위주의 대립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크게 좌우될 것은 분명하다.
역대로 대한민국은 지도자에 의해 우여곡절의 운명을 겪으며 오늘날의 발전을 해왔다.
초대 대통령부터 오늘날까지 각 지도자들은 나름대로의 과제를 설정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큰 축을 만들어왔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가난을 벗어난 경제발전부터 공산권을 아우르는 북방외교의 큰 틀까지 만들어내는 업적을 이루어 내었으나 안타깝게도 피살되거나 감옥살이 등 영욕의 역사를 거듭해 왔다.
경제발전과 북방외교의 결과는 지금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혜택을 우리는 누리고 있다.
남북통일과 창조경제 그리고 동서-영호남 화합은 역대 지도자들이 시도했으나 아직 못다한 과제로 남아 있다.
21대 대선, 6월 3일 새로운 대한민국 대통령이 탄생한다.
대한민국은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 빨간 옷을 입어야 할까? 파란 옷을 입어야 할까?
모스크바는 5월에도 춥다. 색깔이 중요하지 않다. 대한민국이 감기에 걸리지 않고 주어진 당면과제를 풀어내고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우선적으로 넘어야 할 과제이다.
박종권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