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세계 4위 경제 대국 주장…“시기상조”라는 경고도
인도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전환위원회(NEC)의 수브라마니암 최고경영자가 최근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경제 대국이 되었다”고 주장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 발언은 IMF의 예측에 기반한 것이며, 실제 데이터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5월 28일 보도를 통해, 해당 주장이 국내 언론의 환호를 받는 것과 달리 전문가들은 현재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인도는 여전히 세계 5위 경제체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IMF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인도의 GDP는 약 3조 9천억 달러로, 일본의 4조 200억 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지적이 이어지자 NEC의 경제학자 알빈드 베르마니도 수브라마니암의 발언을 사실상 정정하며 “인도가 2025~2026 회계연도에 일본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IMF는 인도의 GDP가 2026 회계연도에 4조 1,8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본의 같은 시기 GDP는 4조 1,860억 달러로 예측된다. 두 수치의 차이는 불과 100억 달러로, 격차가 미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경제학자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는 “GDP 수치만으로 국가의 발전 수준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1인당 GDP와 소득 분배, 사회 인프라가 더 핵심적인 지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도의 1인당 GDP는 약 2,500달러 수준으로, 일본의 3만 3,800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5월 27일 보도에서, 인도가 향후 일본을 추월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를 선언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평가했다. 인도 산업계도 IMF 예측을 국가 위상 상승의 신호로 보면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 재계의 대표적 인물인 아난드 마힌드라는 “인도가 일본을 앞질렀다는 발언은 과거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지만, 지금은 1인당 GDP 향상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버넌스 개혁, 제조업 경쟁력 강화, 교육 및 인프라 투자를 차세대 성장의 열쇠로 꼽았다.
또한, 인도 산업연합회 전 회장 수보드 바르가와는 “지출 효율성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료주의 해소와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은행의 비즈니스 편의성 순위에서 인도가 2014년 142위에서 2020년 63위로 상승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더 나아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2047년까지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 개혁의 속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