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급등에 일본 식탁 변화…우동·파스타 도시락 인기 급상승
일본 내 쌀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국민 식생활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이 5월 2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도시락 구성에서 전통적인 쌀 대신 우동, 파스타, 보리쌀 등 대체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원가 절감과 함께 소비자의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예로,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이토 요화당은 최근 우동을 활용한 신제품 도시락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기존의 튀김 도시락 외에도, 우동을 곁들인 돈가스덮밥과 치킨덮밥이 3월부터 출시되어 세전 399엔(약 2.8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회사 대표 나카핑리(中平禮)는 “소비자 식탁이 분식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며, 쌀 대체재를 활용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는 편의점 업계에서도 뚜렷하다. 로손은 3월 출시한 ‘럭셔리 콤보’ 도시락을 통해 ‘볶음밥과 중국식 볶음면’, ‘오므라이스와 파스타’ 등의 이색 조합을 선보였으며, 각각 743엔에 판매되어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로손은 모든 냉장 도시락에 보리쌀 혼합밥을 도입하는 등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보리쌀은 쌀과 유사한 식감을 지니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최근 대체 주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재료 전환은 면류 시장에도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닛신제분의 스즈키 에이이치 상무이사는 최근 재무 보고회에서 “쌀 가격 상승으로 인해 파스타와 관련 소스의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 페트로사 또한 2024 회계연도에 파스타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가시무라 유 선임연구원은 “식비 부담 증가로 소비자들이 대체 식품을 더 많이 선택하게 될 것이며, 외식업계가 가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외식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쌀 중심의 식문화를 오랜 기간 유지해온 일본에서 최근 나타나는 식생활 변화는 단순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아닌, 물가 상승이 민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