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머스크 기업에 수억 유로 지급… 내부 비판 고조

2025-05-14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AFP가 5월 1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기업들에 수억 유로에 달하는 자금을 지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동맹으로 자처하며, 유럽연합 정책에 대해 비판을 이어온 인물이다.

독일 녹색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 다니엘 프로인더는 올해 3월 EU 집행위원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머스크 관련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한 응답에서 EU 집행위는 2023년 테슬라에 약 1억 5,900만 유로(한화 약 2,400억 원)를 지급하여 유럽 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4년에는 머스크의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 약 1억 9,7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여 유럽 갈릴레오 위성 시스템 위성 발사를 맡겼다. 이는 원래 발사 예정이던 아리안 6 로켓의 개발 지연에 따른 대체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EU는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도 약 63만 유로를 지출해 광고를 집행했으며, 해당 서비스는 2023년 10월까지 사용되었다.

문제는 머스크가 EU의 디지털 서비스법 등 규제를 "검열"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며, 친트럼프 노선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해 프로인더 의원은 X를 통해 “이 사람은 유럽연합과 우리가 지키는 핵심 가치에 대한 공개적인 적”이라며 “세계 최고 부자에게 수억 유로를 지급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가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미국과 유럽 간 관계는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EU 내부에서는 머스크 기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