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홍콩 소액물품 면세 혜택 전면 종료…145% 고율 관세 부과

2025-05-04     조성영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5월 2일(금)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되는 소액 물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이 조치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쉐인(Shein), 테무(Temu) 등과 펜타닐 및 기타 불법 물품 밀수업자들이 활용해온 '소액 면세 정책'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800달러 이하의 물품에 대해서는 세관 면제 혜택이 있었으나, 관련 물량이 급증하면서 미국 공항에 수백만 개의 소포가 적체되고 혼란이 발생하자 한때 시행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번 조치를 실행에 옮길 준비가 완료되었으며, 화물구역 중심으로 처리되어 공항 여객 통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 규정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되는 모든 물품은 크기나 가격에 관계없이 기존 관세 외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가 추가 부과된다. 해당 물품들은 페덱스(FedEx), UPS, DHL 등 자체 물류 처리가 가능한 국제 특송 업체가 주로 담당한다. 단, 스마트폰 등 일부 품목은 이미 지난달 관세에서 면제된 상태다.

특히 우편을 통한 800달러 이하 소액 물품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다. 현재는 물품 가치의 120%에 해당하는 관세나 건당 100달러의 고정 요금이 부과되며, 이 고정 요금은 오는 6월부터 200달러로 인상될 예정이다. 미국 우체국(USPS)은 이번 조치에 관여하지 않으며, 항공 및 해상 운송업체들이 중국 및 홍콩의 발송자와 협력해 세금 선납과 납세 증빙을 갖춘 경우에만 물품이 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대미 소액 물품 수출액은 약 51억 달러로, 이는 미국 전체 대중 수입 품목 중 7번째로 큰 비중이다. 업계는 이번 조치로 인한 혼란에 대비해 배송 일정을 조정하거나 미국 시장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임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무역 자문업체 Trade Force Multiplier의 CEO 앨런은 “세율이 0%에서 145%로 급등하는 것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라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 진출을 계속 희망하는 기업들은 가격 인상이라는 선택지를 택하고 있다. 영국 패션 브랜드 Oh Polly는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이미 20% 인상했으며, 추가 인상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본사를 싱가포르에 둔 쉐인은 자사 미국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일부 제품 가격이 이전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합리적”이라며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 테무는 자사 웹사이트에 미국 현지 물류창고 보유 제품을 ‘수입세 면제’ 제품으로 홍보하며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