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鳶飛魚躍(연비어약)' 철학, 무리수 없는 삶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자연스럽고 조화로워야만 마음에도 평화가 깃들고 하는 일도 무리수가 뒤따르지 않는다.
이러한 기조와 관점을 설파한 문장이 채근담에 나온다.
"心地上無風濤 隨在 皆靑山綠水.
(심지상무풍도 수재 개청산녹수)
性天中有化育 觸處 見魚躍鳶飛.
(성천중유화육 촉처 견어약연비)"
"마음 속에 풍파 없으면 이르는 곳이 모두 청산녹수요, 천성으로 화륙(化育)함이 있으면 이르는 곳마다 물고기 뛰놀고 솔개가 나는 것을 볼 것이로다."
마치 하늘에 솔개가 날고 물속에 고기가 뛰어노는 것이 자연스럽고 조화로운데, 이는 솔개와 물고기가 저마다 나름대로의 타고난 길을 가기 때문이다."라는 뜻을 지닌 '鳶飛魚躍(연비어약)' 철학을 설파했다.
만물이 저마다의 법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살아가면, 전체적으로 천지의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 자연의 오묘한 도(道)임을 말한 셈이다.
이른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화엄경〉의 핵심사상을 이루는 말로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라는 철학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유식(唯識)에서는 '일수사견'의 비유를 든다.
우리는 행복과 불행이 상황에 따라 또는 환경에 따라 온다고 생각하는데 매우 큰 착각이다.
행복과 불행은 마음에서 지어내는 것. 그 누구도, 어떠한 상황도 날 행복하게 할 수 없고 불행하게도 할 수 없다.
긍정적이어야만 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일을 낙관적으로 파악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긍정도 부정도 비관도 낙관도 적당히 조화를 이루면 되는 것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다.
다만 나의 약점은 좀 보완하고 강점은 잘 살리면 된다.
항상 깊은 心地(심지)를 갖고 매사 이르는 곳마다. 어느 곳이나 靑山綠水(청산녹수)본성(性天)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세상살이에 무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주대학교 행정학박사 연구교수 한국의정연수원 교수
김창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