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볼고그라드 공항명 '스탈린그라드'로 변경…"역사적 승리 기억"
2025-04-30 유정우
러시아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의 상징적 승리를 기리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4월 29일 볼고그라드 국제공항의 명칭을 '스탈린그라드 공항'으로 변경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 도시는 1942-1943년 나치 독일과의 결정적 전투 당시 스탈린그라드로 불렸으며, 1961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된 바 있다.
크렘린궁 홈페이지에 공개된 정령문은 "1941년부터 1945년까지의 위대한 조국전쟁에서 소련 인민의 승리를 역사에 길이 남기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독일 전쟁을 '위대한 조국전쟁'으로 부르며, 이 전쟁으로 약 2,200만~2,500만 명의 소련 시민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로 기록된다. 1942년 8월부터 1943년 2월까지 계속된 이 전투에서 소련군은 10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며 독일군의 주력 부대를 격파했다. 이 승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세를 뒤바꾼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명칭 변경은 푸틴 정부가 소련 시대의 영광을 재조명하는 역사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스탈린 시대를 연상시키는 명칭 복원이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관측이 분분한 상황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가 순전히 역사적 승리를 기리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