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 회생 장애물…中 기계·부품 의존도 극복 어려워"

2025-04-30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 계획이 미국 제조업의 중국 의존도라는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4월 27일 보도에서 미국 공장들이 중국산 기계와 부품 없이는 생산 라인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에 대한 고율 관세가 미국 제조업의 '황금 시대'를 열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로 인해 일부 산업의 본토 복귀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경제는 완구·노트북 같은 완제품뿐 아니라 자동차부터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제품 생산을 위해 중국산 공구와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기계공업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기계 수출액은 2015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해 2024년 8,690억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통계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 기계 수출국이며, 미국은 최대 수입국으로 2023년 미국 수입 기계의 17%가 중국산이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중국에 대한 실제 의존도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 리처드 볼드윈 교수는 "기계는 미국이 중국에 가장 의존하는 산업 중 하나"라며 "전 세계 제조 중심지들이 중국산 중간재 없이는 운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수출품 중 약 40%가 최종 제품이 아닌 중간재로, 이는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장비 제조업체 협회는 베어링, 기어 등 기계 부품과 유압 시스템의 경우 중국에서만 대량 구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건축 자재 제조업체 관계자는 "미국 공장에 필요한 거의 모든 기계가 중국이나 독일에서 온다"며 "미국에서는 구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기업 컨설턴트 존 링은 "새 관세로 원자재와 기계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진출을 재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심화된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예상보다 복잡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