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국 연구자 유치 나서…"유럽 선택" 정책으로 두뇌 유입 기대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우수 연구인력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학술 환경 악화로 미국을 떠나려는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럽 선택(Choose Europe)' 정책을 발표하며, 이들을 유럽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4월 29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유럽인민당 회의에서 "유럽은 학문의 자유와 연구 혁신을 존중하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정책은 미국 내 연구자들의 대규모 이탈 현상을 EU의 기술 경쟁력 강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반유대주의 대응을 명분으로 대학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강화하고, 기후변화·항공우주·보건의료 등 주요 연구 분야 예산을 대폭 삭감하며 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연구자 1,600명 중 75%가 해외 이주를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새 정책은 박사과정 학생 및 박사후 연구원에게 연구비 지원, 고급 인력의 이민 절차 간소화, 첨단 기술 분야의 산학협력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프랑스도 조만간 유사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EU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이 이어질 경우 미국의 '두뇌 유출'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EU와 캐나다 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인재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연구 환경 악화가 지속될 경우 EU의 인재 유치 전략이 글로벌 과학기술 패권 재편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