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 생산, 2027년 정점 후 급감 전망
셰일 오일 호황기 막바지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최근 발표한 연례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오는 2027년 하루 1,400만 배럴로 정점을 찍은 뒤 203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이후에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약 1,370만 배럴/일 수준의 생산량은 2050년경 약 1,130만 배럴/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20년간 미국 석유 산업을 견인해 온 셰일 오일 붐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며, 에너지 자립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전에 현실적인 제약을 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같은 날, 트럼프 행정부 시기의 무역 관세 정책이 셰일 오일 산업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철강 및 시추 장비의 비용 상승은 셰일 업자들에게 심각한 재정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IEA는 2025년까지의 세계 석유 수요 및 미국의 원유 생산 전망을 모두 하향 조정했으며, 이에 따라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위축 가능성도 제기됐다. 글로벌 X 펀드의 에너지 분야 분석가 케니 주는 트럼프 정부 초기의 채굴 허가 완화 조치는 업계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지만, 이후 이어진 시장 불확실성과 가격 변동성 확대는 생산자들의 투자 여력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EIA는 미국 셰일 오일 생산량이 2027년에 하루 1,000만 배럴로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해 2050년에는 약 933만 배럴/일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올해 969만 배럴/일 수준보다 소폭 높은 수치이나, 향후 장기적인 감소 추세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