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농경지 15% 독성 중금속 오염…최대 14억 명 건강 위협

2025-04-19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영국 '가디언'이 4월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신 국제 연구 결과 전 세계 농경지의 약 6분의 1이 독성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최대 14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심각한 건강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세계 경작지의 약 15%가 비소, 카드뮴, 코발트, 크롬, 구리, 니켈, 납 등 적어도 하나 이상의 독성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으며, 이들 오염 농도는 농업 및 인체 건강에 관한 국제적 안전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1,000개 이상의 지역에서 수집된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 학습 기술을 활용해 분석된 것으로, 과학자들은 이 결과가 토양 오염이 얼마나 광범위하고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영국 요크대 생물학과 리즈 라일롯 선임강사는 “이러한 자연 독성 물질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결국 음식과 물을 통해 인간의 몸속에 축적되어 건강과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금속 오염은 피부 손상, 신경 기능 저하, 장기 손상, 암 등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토양에 축적된 후 수십 년 이상 사라지지 않아 지속적인 위험 요소로 남는다. 연구진은 이러한 중금속 오염이 자연적 요인 외에도 산업 활동, 광물 채굴, 농약과 비료의 과다 사용 등 인간 활동에 의해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카드뮴의 경우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널리 검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지역 주민들은 장기간에 걸쳐 건강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자들은 글로벌 인구 분포와 오염 데이터를 중첩해 분석한 결과, 약 9억에서 14억 명의 인구가 중금속 고위험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 금속 자원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향후 대규모 채굴로 인한 토양 오염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리즈 라일롯 박사는 “청정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 금속 확보가 토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딜레마가 되고 있다”며, 보다 지속가능한 자원 개발과 오염 저감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