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여파… 英 재규어 랜드로버, 미국 수출 한 달 중단 결정

2025-04-06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로이터 통신이 4월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영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재규어 랜드로버가 미국 수출을 한 달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수입 자동차 관세 25% 부과 정책에 따른 조치로, 회사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앞서 영국 일간지 '타임스'가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이후, 미국 수출을 일시 중단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회사는 이메일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새로운 무역 조항에 대응하기 위해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4월 한 달간의 출하 중단과 중장기 계획 수립을 포함한 다양한 단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자동차 산업은 약 20만 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새롭게 부과된 고율 관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업계 기관인 영국자동차제조업체및무역상협회(SMMT)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영국 자동차 수출 시장으로,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영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 매년 약 40만 대의 차량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이 중 미국 시장은 전체 판매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회사 측은 미국이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성장에 핵심적인 시장임을 강조하며, 이번 결정이 일시적인 조치임을 시사했다.

이번 관세는 4월 3일부터 발효됐으며, 미국은 수입 자동차 및 경트럭에 대해 25%의 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루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양한 해외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을 발표하며, 세계 무역 질서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영국은 최소 10%의 기준 관세에 직면해 있으며, 현재 미국과의 별도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는 재규어 랜드로버가 미국 내에 수개월간 판매 가능한 차량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 차량들은 새로운 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장의 차량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