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 여파… 미국 IPO 시장 다시 얼어붙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4월 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급진적인 관세 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미국 내 주요 기업공개(IPO) 계획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여파로 인해 상장을 준비 중이던 핀테크 기업 클라나(Klarna)와 의료 기술 기업 멜론(Melon) 등이 상장 계획을 미루게 됐다. 클라나는 약 150억 달러, 멜론은 약 500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IPO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선구매 후지불(BNPL, 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나, 사모펀드의 지원을 받고 있는 멜론, 그리고 온라인 티켓 플랫폼인 스텁허브(StubHub) 등은 최근 몇 달간 상장 문서를 제출했으나,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들 모두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이는 최근 들어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이던 미국 IPO 시장에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다. 고금리 기조로 인해 지난 3년간 미국 IPO 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겪었으며, 올해 들어 일부 기업들이 다시 상장을 준비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었다. 실제로 이달 초 데이터 센터 운영사인 ‘CoreWeave’는 2023년 암호화폐 기업 아모홀딩스(Arm Holdings)의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기술 기업 IPO를 신청하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밝힌 고율 관세 정책은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며 투자 심리를 다시 얼어붙게 만들었다. 주식형 자산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불확실성이 커지자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보류하고 관망세로 전환했다.
이는 연초 분위기와는 정반대되는 흐름이다. 당시만 해도 많은 금융권 관계자들은 공화당이 재집권할 경우 IPO 시장이 기업 친화적인 정책 아래에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의 정세는 오히려 불확실성과 긴장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IPO 시장이 다시 움츠러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며, 기업들은 관세 정책의 향방과 금융시장 안정 여부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