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임스 가필드의 감동 일화
자녀의 도덕성과 인성을 기르는 일은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다. 성장해서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느냐가 더 본질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치의 상징처럼 회자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미국 제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James A. Garfield)다.
가필드는 만 50세라는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인간미와 효심, 정직함으로 오늘날까지 존경받는 인물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도 그의 일화는 <대통령 자리에 앉은 어머니>라는 제목으로 소개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근처의 쿠야호가 카운티에 위치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그가 두 살 되던 해 세상을 떠났고, 어린 가필드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학교를 다니며 남의 책을 빌려 공부해야 했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며 어머니는 어느 날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우리처럼 가난한 집이 또 있을까. 이 어미가 부모 노릇도 제대로 못 해서 미안하구나.”
그러자 가필드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제 친구 중에는 저보다 더 가난한 아이도 있어요.”
어머니는 늘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고 가르쳤고, 가필드는 그 말을 평생 마음에 새기며 살아갔다.
그는 26세에 하이림 대학교 학장이 되었고, 남북전쟁 당시 군에 입대해 전공을 세운 후 소장으로 진급했다. 1863년 하원의원에 당선되어 정계에 진출한 후, 18년간 미국 정계의 핵심 인물로 활약했고, 결국 1881년 제20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그의 취임식 날은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을 연출했다. 가필드는 자신의 늙은 어머니를 직접 부축해 대통령 취임식장으로 모셔오고, 대통령 자리에 어머니를 앉힌 것이다. 그는 이렇게 연설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를 오늘 이 자리에 서게 해주신 분은 바로 제 어머니입니다. 오늘의 이 영광은 오직 제 어머니께 드립니다.”가필드가 어머니를 번쩍 안아 소개하자, 식장은 우레 같은 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다.
이런 효심뿐 아니라, 그의 인격은 어린 시절부터 드러났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을 때, 친구들이 앞다투어 “대통령이 되겠다”, “장군이 되겠다”고 소리치는 가운데, 가필드는 조용히 말했다.
“저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겠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이 말에 교실 안의 웃음은 곧 숙연함으로 바뀌었다.
그는 말처럼 정직하고 성실하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신실한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그의 좌우명은 지금 들어도 깊은 울림을 준다.
약속은 적게 하고, 진실만 말하자.
남을 비방하지 말자.
비밀은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지키자.
내 행동에 책임지고 남 탓하지 말자.
잠들기 전에 기도로 반성하자.
제임스 가필드는 대통령이 되어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오늘날 청소년뿐 아니라 정치 지도자들에게도 깊은 교훈을 주는 인물이다.
글: 이광식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