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대기오염 심각… 최악의 20개 도시 중 19곳이 아시아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20개 도시 중 한 곳을 제외한 모든 도시가 아시아에 위치해 있으며, 이 중 13곳은 인도에서 선정되었다. 이는 인도가 여전히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를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의 대기질 기술 회사인 IQAir가 발표한 데이터에서 인도 북동부의 산업 도시 버니하트(Byrnihat)가 지난해 PM2.5 연평균 농도 128.2㎍/㎥을 기록했으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기준치의 24배를 초과하는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4개 도시가 목록에 포함되었으며, 중국과 카자흐스탄에서도 각각 1개 도시가 포함됐다. 유일한 비(非)아시아 도시는 중앙아프리카 국가인 차드의 수도 엔자메나(N’Djamena)로, 이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공기 오염이 심각한 국가로 평가받았다. 한편, 북미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들은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해 있다.
WHO의 대기질 기준에 따르면, PM2.5의 연평균 농도는 5㎍/㎥ 미만이어야 한다. IQAir는 화석 연료 연소, 건설 활동, 모래 폭풍 및 산불 등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을 연구하고 있다. PM2.5 미세먼지는 인간 머리카락 직경의 약 1/20 크기로, 인체 방어 시스템을 통과해 폐와 혈액으로 침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호흡기 질환, 만성 신장 질환, 암, 뇌졸중 및 심장병 등의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우울증 및 불안 장애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니하트에 거주하는 26세 주민 수만 모민(Suman Momin)은 “버니하트가 항상 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꼽히는 것이 무력감과 슬픔을 느끼게 한다”며, 지역 공장, 건설 활동의 증가, 무분별한 벌목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는 PM2.5 연평균 농도 91.8㎍/㎥을 기록하며 6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수도로 평가되었다. 또한 뉴델리 주변 6개 도시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명단에 포함되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뉴델리에 짙은 스모그가 발생해 항공편이 지연되고, 건물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등 극심한 대기오염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현지 정부는 ‘비상 의료 상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대기오염이 인도의 공중보건에 여전히 심각한 위협을 미치고 있으며, 오염으로 인해 평균 수명이 5.2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임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차량 및 산업 배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QAir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8,954개 도시 중 단 17%만이 WHO의 대기질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대기오염 문제가 악화되면서 각국은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기술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향후 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와 친환경 에너지 확대가 실질적인 대기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