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15% 폭락, 2020년 이후 최악의 성과 기록
테슬라의 주가가 3월 10일 15% 폭락하며 2020년 9월 이후 최악의 시장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7주 연속 하락세를 마무리한 후 지속된 하락으로, 2010년 나스닥 상장 이후 최장 기간의 하락세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17일 479.86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테슬라 주가는 현재까지 절반 이상의 가치를 잃었으며, 시가총액도 8000억 달러 이상 증발했다. 10일의 하락은 테슬라 주식 역사상 일곱 번째로 최악의 하루 성과다.
테슬라의 하락세는 미국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쳤으며, 나스닥 지수는 약 4% 하락해 2022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지원하며 워싱턴 D.C.에서 주요 역할을 수행한 점도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머스크가 백악관에서 정부 효율부를 이끌고 있으며, 연방 정부 지출 및 직원 감축 정책을 대변하는 것이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10일 폭스 비즈니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백악관 역할을 수행하면서 테슬라를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했다. 또한, 인터뷰 후 자신의 소셜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장기적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발언은 소비자와 활동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전역의 테슬라 관련 시설에서는 항의 시위가 발생했으며, 일부 매장과 서비스 센터가 방화 시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콜로라도주 라브랜드의 테슬라 매장은 3월 7일을 포함해 여러 차례 고의적인 파괴 행위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어드사의 분석가 벤 카를로는 10일 CNBC의 '월스트리트 라이브 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서 "소유 차량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머스크를 지지하거나 무관심한 소비자들도 테슬라 차량 구매를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의 급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캐나다 및 멕시코는 자동차 부품 공급의 핵심 시장으로,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테슬라의 생산 비용 증가 및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무역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자사 브랜드 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과 논란이 지속되면서 투자자 및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주가 향방과 기업의 미래는 머스크의 정치 행보와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큰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미국 대선과 국제 무역 정책이 테슬라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