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EU 자유무역협정 연내 체결 전망…협상에 새 동력

20년 만에 돌파구 마련될까 협정 체결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

2025-03-03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가 2월 28일, 인도가 올해 안에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를 방문 중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과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해서 엄격한 관세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도와 EU의 FTA 체결은 양측의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무역 활성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인도의 최대 상품 무역 파트너로,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양측의 무역액은 1,375억 달러에 달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세계는 위기로 가득 차 있지만, 현재의 강대국 경쟁은 유럽과 인도가 협력을 재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독일 《상보》는 2월 28일 보도를 통해, 유럽연합과 인도가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처음 시작한 지 거의 20년이 지났으며, 현재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28일 뉴델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향후 9개월 내에 협상을 완료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협정이 “세계에서 유사한 협정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모디 총리와 “올해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모디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협상 대표들에게 올해 말까지 EU와 상호 이익이 되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것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명확한 약속은 최근 정체된 협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인도-EU 무역 협상은 2007년에 처음 시작되었으나,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3년 전 재개되었다. 이후 9차례의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유력해지고, 인도와 EU가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우려하면서 협상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이로 인해 양측이 올해 안에 협정을 타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28일 모디 총리를 만나기 전 연설에서, 현재 글로벌 정세의 불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글로벌 정세는 인도와 유럽을 더욱 긴밀히 연결하고 있다”며, 양측이 지정학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연내 협정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인도와의 협상에서 비슷한 야심 찬 일정이 여러 차례 실현되지 않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모디 총리는 무역 협상에서 딜레마에 놓여 있다. 한편으로는 자국 경제에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해야 하지만, 동시에 국제 경쟁으로부터 인도 산업을 보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도-EU 자유무역협정이 연내 체결될지 여부는 여전히 주목할 만한 변수로 남아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