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결제 시스템 마비…은행 간 거래 차질 발생

2025-03-02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제 시스템이 전례 없는 장애를 겪으며 은행 간 거래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이 2월 2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ECB가 운영하는 지급결제 시스템 ‘Target 2’가 27일 저녁 약 7시간 동안 중단되었으며, 이로 인해 금융 시장과 일반 은행의 지급 업무가 지연되었다.

결제 시스템 중단으로 인한 혼란

유럽중앙은행은 27일 발생한 결제 시스템 장애를 해결했다고 발표했지만, 28일에도 각 은행들은 정상적인 결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로존 중앙은행이 28일 밤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시스템 중단이 시장 참여자와 고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공식 확인했다.

Target 2 시스템은 하루 평균 3조 유로 이상의 금융 거래를 처리하는 핵심적인 지급결제 네트워크다. 이 시스템이 작동을 멈추면 은행 간 거래가 불가능해지며, 금융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국 금융기관에 미친 영향

독일 중앙은행인 독일 연방은행은 28일 지급 업무가 지연됨에 따라 임금, 연금 및 사회복지 이체 등이 평소보다 몇 시간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도이치거래소를 비롯한 여러 증권거래 관련 은행들도 결제 지연 문제를 보고했다. 스위스 증권거래소 SIX는 27일 발생한 결제 지연을 보완하기 위해 결제일을 연장했으며, 28일부터는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 금융 소식통에 따르면, 시스템 장애는 28일 새벽까지 지속되었으며, 밤 동안 진행된 금융 거래가 약 6시간 지연되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며칠간 추가적인 운영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CB의 대응과 우려

ECB는 당초 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후 문제가 시스템의 "사실상 기초 부품"에서 비롯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장애는 유로존 경제의 정상적인 운영을 뒷받침하는 은행 간 거래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경제 싱크탱크 브루게일 연구소의 레베카 크리스티 연구원은 “이번 사고는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경고하는 신호”라며, “모든 중요한 디지털 결제 및 화폐 시스템에는 철저한 백업 계획이 필요하다. 시스템 장애는 금융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가 일반 은행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금융 기관들의 결제 업무 지연과 은행 간 거래 차질은 유로존 경제 전반에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ECB의 추가적인 대응과 향후 시스템 안정화 조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