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쌀값 고공행진 지속, 비축미 방출 효과 미미

2025-03-02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일본의 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비축미 방출 조치가 즉각적인 가격 안정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2월 하순 조사에 따르면, 쌀 도매 가격은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2월 7일 비축미 방출을 발표하고, 14일 21만 톤의 방출량을 확정했다. 3월 초부터 15만 톤을 입찰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지만, 이 조치가 유통 단계에서 즉각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대형 도매상 가마다 요시히코(木德神粮) 사장은 "유통 단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매상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비축미 방출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니가타현산 고시히카리 쌀(60kg)의 도매 가격은 약 5.1만 엔(약 340달러), 아키타현산 아키타 고마치 쌀은 약 4.9만 엔에 거래되며 여전히 1년 전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 POS 지수에 따르면, 소매 시장에서 아키타 고마치미(5kg)의 가격은 약 4,100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농림수산성이 발표한 전국 슈퍼마켓 평균 판매 가격(2월 10~16일 기준)도 3,892엔으로, 1년 전의 1.9배 수준이다.

시장은 정부의 비축미 방출이 공급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부족한 상태다. 정부가 투입 물량과 입찰 일정을 발표했지만, 쌀 브랜드와 낙찰 가격, 도매상별 배정 물량이 불명확해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많은 구매자들이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쌀값은 좀처럼 하락하지 않고 있다.

한편, 2월 26일 열린 농림수산성의 의견 교류회에서는 2025년산 햅쌀 공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사토 히로타카(佐藤博崇) 이토추(伊藤忠) 식량회사 전무는 "현재 시장 환경이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향후 구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마구치 겐지(山口賢二) 전국주식집하협동조합연합회 쌀판매부장 역시 "현재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2025년 햅쌀 매입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방출한 비축미만큼 새로 구매해야 하지만, 이러한 방침이 경직되면 오히려 공급 부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사토 농림수산성 장관은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비축미 방출이 단기적으로 공급을 일부 늘릴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가격 안정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쌀값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유통 장애 해소와 장기적인 공급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