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희토류 산업 발전 본격 추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내 희귀 금속과 희토류 금속 산업의 발전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연구를 제안했다.
러시아의 주요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월 24일 광업 발전 회의에서 "우리나라 희소금속과 희토류금속 산업의 발전을 구체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러시아 경제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희토류 제품의 생산량을 배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토류 금속은 현대 경제의 핵심 자원으로, 첨단 기술 산업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푸틴 대통령은 "사실상 전 세계 진보를 이끄는 거의 모든 신기술 산업이 희토류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러한 산업 발전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희토류 산업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러시아 경제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2월 26일자 기사에서 러시아가 희토류 채굴에 부족한 점을 분석했다. 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희토류 매장량은 전 세계의 20~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채굴량은 1% 미만으로 극히 적다. 또한 소비량 역시 0.6% 수준으로 매우 낮다.
소련 시절, 러시아는 희토류 채굴, 가공, 소비에 이르는 완전한 산업 사슬을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 주로 희토류를 채굴했고, 우크라이나와 에스토니아에서 가공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소련 해체 이후 이 협력 체계가 무너졌고, 희토류 산업도 함께 쇠퇴했다.
현재 러시아에는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톰토르 희토류 광상이 존재하지만,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와의 회담에서 톰토르 광상이 수년간 개발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희토류 자원의 채굴 전망이 밝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여러 가지 근본적인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첫째, 서방 제재로 인해 채굴, 가공, 분리 장비의 수입이 어려워졌으며, 관련 기술 도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둘째, 국가의 보조금 지원이 부족하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셋째, 러시아 중앙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 과열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인력 부족, 생산 능력 과부하, 인플레이션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넷째, 최종 소비자인 첨단 기술 부문에서 희토류 수요가 적어, 실질적인 경제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러시아 정부가 희토류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의지는 강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향후 푸틴 대통령의 정책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러시아의 희토류 산업을 국제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