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스탠리, 2025년 달러 약세 경고...2017년과 유사한 위기 가능성
모건 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초반 달러 약세를 초래했던 요인들이 2025년에도 다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7년 블룸버그 달러 지수가 기록된 이래 최악의 해였으며, 당시 미국의 무역 정책과 유럽 정세 등이 영향을 미쳤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도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의 전략가 앤드류 워터로스, 아리아나 살바토레, 아루니마 신하는 보고서에서 "2017년 달러 하락의 원인은 무역 정책, 글로벌 성장, 유럽 정세 등의 복합적 요인이었다"며 "2025년에도 유사한 원인이 달러 약세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몇 달간 달러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2024년 말까지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4% 이상 상승하며 강세를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 약세로 전환되며 최근 3주 동안 2% 하락했다.
이는 2017년 당시 8% 하락했던 흐름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모건 스탠리는 올해 달러가 얼마나 하락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새로운 무역 정책이 달러 약세의 주요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최근 수입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해 약 25%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오는 4월 2일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트럼프는 캐나다, 멕시코, 콜롬비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철회한 전례가 있어, 이번 관세 계획도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건 스탠리가 조사한 투자자들 중 30~40%는 미국이 전면적인 상호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4월 기한을 설정한 것이 지정학적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럽 정세도 달러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모건 스탠리의 전략가들은 독일 총선 결과에 따라 유로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기독교민주연합과 사회민주당이 연정을 구성할 경우, 유로화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외교 정책 불확실성이 유로 대비 달러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BoA는 올해 말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이 1.1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현재 환율(약 1.0475달러) 대비 상당한 상승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카막샤 트리비디는 보고서에서 2017년과 현재 상황 사이의 유사성을 지적하면서도, 2018년 초반과도 닮은 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2018년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고, 캐나다·멕시코와 무역 협상을 진행했으며,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준비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2025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모건 스탠리는 지난해 말부터 달러 약세 가능성을 강조해 왔다. 당시 많은 금융 기관들은 트럼프의 승리 이후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현재 시장의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중간 환율 예측 중앙값은 유로당 1.02달러, 엔당 152엔, 파운드당 1.24달러로 나타났다.
향후 몇 달간 달러의 향방은 무역 정책, 글로벌 경기 흐름, 유럽 정치 상황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 스탠리는 현재 상황이 2017년과 유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달러 약세가 올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