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봄이오는 길목, '경칩'이 다가온다

2025-02-27     한상근 칼럼니스트
사진=뉴시스 제공.

봄이 오는 길목에서 어릴적 딱 이런 분위기에서 보았던 서울역 건너편 브라더미싱 광고판이 생각난다.  

"언 살결에 한층 바람이 차고 눈을 떠도 눈을 떠도 티끌이 날려오는 날 봄보다 먼저 3월 1일이 온다"

봄을 이기는 겨울이 없다. 자연의 법칙이다. 그래서 세상의 순리는 거슬를 수 없나보다.

3월' 이라는 시에서 장석주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쇄빙신같이 치욕보다 더 생생한 슬픔이 내게로 온다.

슬픔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중략)

산수유나무는 햇빛을 정신없이 빨아들이고 검은 가지마다 온통 노란 꽃눈을 틔운다"

​얼음새꽃, 매화, 산수유 등 봄 소식을 알리는 눈 비비는 소리와 함께 보이지 않는 땅 밑에서는 마치 톡톡 혈관을 뚫는 뿌리의 안간힘이 우리에게  들리기 시작하는 싯점이다.

그야말로 봄 기운이 서서히 주변에 다가온다.

비가 내리고 싹이 틈 24절기 중 두 번째 절기, 우수가 지나고 경칩을 내다보고 있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의미인데,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튼다.

개구리가 잠에서 깸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로 계칩이라는 경칩은 3월 초순 양력 3월 5일이다.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로,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고 한다.  

우리도 봄(spring)을  맞아 스프링처럼  움추러들었던 관절을 펴고 용솟음  치는 기지개를 펴보는 것은 어떨까.

한상근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