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국민들은 더 이상 침대 축구를 보고 싶지 않다!

2025-01-26     김창권 대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흔히 침대 축구는 자기 팀이 이기고 있으면 살짝 스친 것에도 매우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마치 자동차에라도 치인 것처럼 넘어진 다음에 심판이 올 때까지 침대에 누운 것처럼 마냥 편안히 누워서 시간을 고의로 보내며 경기를 지연시키는 축구 전술을 말한다. 하지만 축구 전문가들조차 이 전술은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왜냐하면 정정당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명, 윤석열 두 지도자의 비열하기까지 한 침대 축구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당선되기 전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대통령이 되면 두 가지를 지키고 싶다.”고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첫 번째는 ‘혼밥을 안 한다.’이고 두 번째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 앞에 절대 숨지 않겠다.’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이후 윤대통령의 행태는 그 정반대였다. 미꾸라지처럼 모든 책임을 부하에게 전적으로 돌리고 국민 뒤에 숨어 여론 눈치만 살피는 그의 모습에서 실망을 넘어 자괴 섞인 한숨만 나온다.

과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옛날의 패기만만하고 당당했던 윤석열 검사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지금까지 윤대통령은 노골적인 침대 축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허망한 침대 축구가 헌재의 탄핵인용 여부에 얼마나 득이 될지는 의문이다.

윤대통령이 노골적인 시간지연 꼼수를 쓰는 것은 간단하다. 우선 그는 아직까지 자신이 내란죄 수괴라는 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이재명 대표가 ‘범죄자’라고 굳게 믿고 있다. 여기에다 자신의 탄핵 심판 전에 혹여라도 이재명 대표의 항소심 선고가 먼저 나오면 자신에게 유리하단 계산이다.

억지 꼼수 논란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1월 23일 헌재의 탄핵 심판 증인으로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간의 질의응답이다. 약속이나 한 듯 두 사람의 온갖 궤변과 어색한 맞장구는 저질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 ⓒ일러스트 신춘성./출처 : 시사저널(https://www.sisajournal.com)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윤석열 대통령에 못지않다. 왜 그가 자신의 항소심 재판을 지연하는지 20~30대의 젊은 층과 중도 성향의 국민들은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실제 최근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여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오히려 뒤진다거나 팽팽한 접전 양상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는 듯하다.

정당 지지율의 변화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 정당 지지율 추세도 탄핵정국에도 불구, 여당이 오차범위를 벗어나 앞서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월 23일 재판 지연을 위한 이재명 대표의 황당무계한 침대 축구 전술이 점입가경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대표는 본인 공직선거법위반 조항, 즉 허위사실공표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검토한다고 한다.”며 “본인의 생존을 위해 나라 선거법을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 모두는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우리 헌법 11조 조항을 지도자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보여야만 한다.

그럴 때 국민들은 그런 지도자를 믿고 따르게 되어있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와 그 이후 헌법재판소의 변론을 통해 삼척동자도 다 아는 비상계엄이 고도의 통치행위라는 궤변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 180석을 가진 야당의 이재명 대표의 행보도 미덥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국민들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미없는 침대 축구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이것이 바로 2025년 설 연휴를 앞둔 보통 국민들의 생각이라는 걸 두 지도자는 물론 여야 정치권 모두가 분명히 알았으면 한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