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인사이트]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남긴 '삶의 족적'과 "정신적 유산"

2025-01-12     뉴스비전e

한국사에서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대부분 비운(悲運)의 운명 아니면 수난의 부침을 겪었다.

권력에 너무 취해서 그럴까,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 까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번영할 때 절제하고 역경에 처했을 때 신중하라."는 페리안드로스의 구절이 생각난다.

이와 관련 방 두 칸짜리 집에서 세상 떠난 전직 대통령의 삶의 족적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며칠 전 100세 나이로 타계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가장 겸허했던 대통령 으로 평가 받는다.

퇴임 후에도 돈 벌 기회가 숱했지만 모두 사절하고 방 두 칸짜리 집에서 검소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집 시세는 22만 3000달러, 환율 1470원대를 적용해도 불과 3억원 남짓. 그마저도 국립공원관리청에 기부하고 갔다.

후임자들과 같은 욕심과 탐욕을 피했다.

사업가 친구들의 전용기를 마다하고 여객기 이코노미석 을 타고 다녔고, 건강이 악화될 때까지 교회 주일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봉사 활동에 헌신했다.

땅콩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977년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백악관 주인이 됐다.

1980년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 뒤엔 군소리 없이 짐을 챙겨 고향집으로 돌아갔다.

그러곤 임기 후에 따르는 정치적 부(富) 챙기기를 거부하고 참으로 평범한 삶을 살았다.

다른 전직 대통령들 과 달리 강연이나 기업 컨설팅을 해주며 떼돈을 벌려 하지 않았다.

대기업 고문 등 통과의례 처럼 주어지는 제의들도 모두 고사했다.

땅콩 사업 재정은 완전히 망가져 100만달러 빚을 지고 있었다.

곧바로 사업을 처분하고 가계 회복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양한 주제의 책 33권을 출간해 빚 갚는 데 보탰다.

전직 대통령 연금 21만700달러도 쏟아부었다.

자신을 거물로 여기지 않았다. 거물인 양하는 사람도 싫어했다.

세금으로 충당되는 전직 대통령 연금, 경호 비용, 기타 경비를 최대한 절약했다.

클린턴 127만, 조지 W 부시 121만, 오바마 118만, 트럼프 104만 달러에 비해 연간 49만 6000달러로 줄였다.

그는 돈을 좇지 않는 자신에 대해 “그게 뭐 잘못된 거냐”며 “다른 사람들이 그런다고 탓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1월 9일 국립성당에서 장례식이 끝나 그의 시신은 조지아주의 고향 마을로 옮겨졌다.

기차 운송을 검토 됐지만, “차갑고 죽은 시신이 여기저기 거쳐 가면 내가 죽어서도 여러분을 괴롭히게 되는 것” 이라는 고인의 생전 바람에 따라 군용 비행기로 직송한다.

그가 평소 생각해 왔던 겸손과 배려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는 대목이다.

77년간 해로했던 아내 로잘린 여사가 2023년 11월 먼저 묻힌 고향 마을 연못 가장자리 버드나무 옆 묘소에 나란히 눕혀진다.

그는 비록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겨준 삶의 철학과 올바른 정신은 후세인들에게 영원히 남겨 줄 것이다.

대다수의 인간들은 실제 어디서 왔는지, 내가 누구인지, 어느 때인지, 무엇을 했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세상을 떠납니다.

그저 남는 것은 그가 추구했던 '삶의 가치'와 '타인에 대한 사랑'의 흔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