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민국, 마닐라 인터넷 사기 소굴 기습… 약 400명 체포
전 세계에 퍼진 인터넷 사기범죄
필리핀 이민국은 8일 마닐라에서 인터넷 사기와 관련된 외국인 400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체포는 대규모 기습 수색 작전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당국은 현장에서 해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기의 구체적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포르투나토 마나한 필리핀 이민국 정보국장은 "이들의 운영 활동은 이민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이번 작전을 통해 불법 활동의 근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필리핀 내 온라인 도박 사업자들을 2024년 말까지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온라인 도박업체들은 조직범죄 집단에 의해 악용되며 인신매매, 돈세탁, 인터넷 사기, 납치, 심지어 살인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필리핀 이민국은 성명을 통해 이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왔으며, 이번 체포된 외국인들은 추방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구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평화연구소가 2024년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사기범들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피해자를 겨냥해 연간 640억 달러(약 85조 원)에 달하는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소는 해당 사기 네트워크가 약 50만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1만5000명이 필리핀에서 활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은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을 모집한 뒤, 강압적으로 사기 행각에 가담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직원들이 괴롭힘과 위협을 당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필리핀 당국의 이번 대규모 작전은 글로벌 인터넷 사기범죄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국은 국제 사회와 협력해 이러한 범죄 활동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