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첫 연간 인도량 감소…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 직면
테슬라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연간 인도량 감소를 기록하며, 치열해진 시장 경쟁과 높은 차입 비용의 압박 속에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일, 테슬라가 연말 무이자 대출과 무료 급속 충전 등의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구매를 자극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24년 인도량이 소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다양한 판매 촉진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시장 환경 변화가 발목을 잡았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축소되었고, 미국 내에서는 저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BYD와 같은 경쟁 업체들과의 치열한 시장 경쟁이 테슬라의 점유율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테슬라 주가는 2일 약 6% 하락 마감했다. 모닝스타의 분석가 세스 골드스타인은 “납품 감소는 테슬라의 성장 속도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충전 서비스, 보험 등 보조 서비스의 잠재 시장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율주행 택시 사업과 같은 신사업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테슬라의 가치를 끌어올릴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수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2025년 매출 성장 목표(20~30%)를 달성하기 위해 테슬라는 기존 모델의 저가 버전 출시와 최신 사이버 픽업 트럭의 성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주목받은 사이버 픽업 트럭도 초기 수요 부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규제 완화 정책은 장기적으로 테슬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슬라의 주가는 트럼프 당선 이후 60% 이상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비용 절감,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와 신사업 진출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테슬라의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