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만 달러 시대 눈앞… 글로벌 금융시장 새 판 짜기

2024-12-29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2009년 탄생한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이 2024년, 또 한 번의 황금기를 맞이하며 120%의 누적 상승률을 기록, 10만 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30% 상승한 것을 비롯해 독일(18%)과 스페인(13%) 증시의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성과다. 비트코인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자산군을 압도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의 성장은 암호화폐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격 변동성이 극심하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주요한 리스크로 남아 있다. 실제로 2021년과 2022년의 급락장은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을 증명했다.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와 규제는 여전히 확립되지 않았지만, 이를 둘러싼 논의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는 암호화폐 시장에 강한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국가 비트코인 준비금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그의 당선 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약 40% 상승하며 시장의 반응을 증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암호화폐 지지자인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을 의회 은행위원회에 임명해 규제 환경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암호화폐를 포함한 금융 서비스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업계는 새로운 혁신 제품 출시를 가속화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은 2024년 초 월가 금융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승인한 데 있다. 이를 계기로 비트코인은 제도권 금융과 더욱 밀접해졌으며, 관련 ETF의 일일 거래량은 이미 5,000억 달러를 초과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아시아가 주도하던 암호화폐 시장의 주도권을 미국이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전 세계 경제 당국은 암호화폐가 금융의 새로운 현실로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각국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해 투자자와 예금자를 보호하고 사기를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친화 정책이 실현된다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암호화폐의 성숙은 기존 금융시장과 새로운 기술이 융합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것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