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81% 삭감된 mRNA 플랫폼 사업…‘백신 주권’과 ‘R&D 비효율성’두고 갑론을박(甲論乙駁)

복지부 3개 글로벌백신기술사업단 1개로 통폐합 총 예산 277억 원에서 51억 원으로 ⅕ 토막

2023-09-22     최규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던 2022년 4월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국산 백신 기술 주권 확보를 목적으로 출범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2024년 예산이 넘게 대폭 삭감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국산 백신 기술 주권 확보를 목적으로 출범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2024년 예산이 넘게 삭감됐다.

당시에 보급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연구개발 지원 사업이 예산 부족을 2023년 중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 9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전날인 9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2024R&D 예산 비효율 조정 예시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글로벌백신기술사업단이 추진하는 미래성장 고부가가치 백신 개발 백신 기반 기술개발 신속범용백신기술개발 3가지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이 20232771,100만 원에서 202451900만 원으로 삭감됐다.

미래성장 고부가가치 백신 개발 사업 898,700만 원, 백신 기반 기술개발 사업이 1035,000만 원, 신속범용백신기술개발 사업이 837,400만 원을 받았으나 2024년에는 글로벌 백신기술선도사업으로 통폐합되면서 1개의 사업으로 예산이 51900만 원으로 편성됐다.

과기부는 지난 5월에 감염병 사업군의 특정 평가를 실시한 결과 3개 세부 사업이 유사중복 가능성이 있었고, 3개 사업이 명칭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사업으로 판단해 삭감했다고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글로벌백신기술사업단은 지난 20221월에 백신 기술 주권 확보라는 가치를 내걸고 출범했다.

미국과 영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선도하던 시기였고, 백신 기술의 국내 개발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부는 비임상 백신 연구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경희대 의대 우정택 내분비내과 교수가 사업단 단장을 맡아 최초 31단계, 다음 22단계로 총 5개년 계획로 지원하는 세웠다.

그런데 출범 3년차에 해당하는 2024년에 예산이 대폭 깎이면서, 2단계 사업 진입은 물론 1단계 사업에서 지원하던 연구 과제들도 조기에 종료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사업단은 “3개 사업이 모두 코로나19 백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R&D 비효율 사례로 지목된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하나의 사업에 대규모 예산을 한꺼번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여러 사업으로 쪼개서 빠르게 지원하는 식으로 R&D 사업을 기획했다가 이번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별개의 사업이라도 하나의 사업단 아래에 두고 운영하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중복 사례로 꼽힌다는 해석이다.

백신을 등 신약 기술 개발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 지원이 필요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이번 백신 기술 개발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두고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신약 개발 기초 연구가 뒤쳐진 것이 현실이다.

미국과 독일 일본은 mRNA 기반의 백신 개발에 성공했지만, 한국은 아직 mRNA플랫폼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 유럽, 일본 정부는mRNA 플랫폼 확보에만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가장 앞서 백신 기술을 확보한 미국은 10년 이상 연구개발에 투자해 확보한 mRNA 플랫폼으로 백신 개발에 성공했고 일본 역시 코로나19 사태 때 대응이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mRNA 기술을 확보해 다음 감염병 때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일본 다이이찌산쿄(第一三共)는 우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끝까지 붙잡고 mRNA 백신을 개발했다.

예산 삭감안을 지지하는 입장도 있다. 글로벌백신개발사업단의 성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국산 mRNA백신을 개발하겠다고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등 기업과 학계로 구성된 범정부사업단을 출범하고 예산을 투입했지만, 아직까지 mRNA로 백신을 만들어 임상 2상에 진입한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묵현상 단장은 어떤 사업이든, 예산 지원을 받으려면 그 사업의 가치를 입증할 데이터를 제시해야 하는데, 해당 사업단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서 묵 단장은 다만 현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소식에 과학자들의 연구 의지가 꺾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유사중복 지원한 사례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 예산 구조 안에서 지난 2년의 연구개발이 헛되지 않도록 다른 사업들과 연계해서 지속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사업단에 참여하는 전문기관들과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