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개발도상국 성장 전망 하향…미국 정책 변화 변수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1일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의 무역 정책을 급격히 변화시킬 경우, 이들 국가의 성장 전망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DB가 정의한 ‘아시아 개발도상국’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46개국을 포함한다. 이들 국가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9%, 내년 성장률은 4.8%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 9월 전망치인 5.0%와 4.9%를 약간 하회하는 수준이다.
ADB는 이번 성장률 하향 조정이 일부 국가의 3분기 경제 부진과 소비 전망 약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성장률 전망은 조정되었다. ADB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0%에서 6.5%로, 내년 전망치를 7.2%에서 7.0%로 낮췄다. 이는 중국 경제가 지속적인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DB가 발표한 ‘아시아 발전 전망’ 보고서는 미국의 무역, 재정, 이민 정책 변화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제 둔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주요 영향은 2025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정책의 변화 속도와 규모가 예상치를 초과하거나,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되는 등의 하방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상품 가격 하락을 반영해 ADB는 올해와 내년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각각 2.8%와 2.9%에서 2.7%와 2.6%로 낮췄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있음을 나타내지만, 여전히 미국 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긴장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ADB의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의 성장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성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정책 변화와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동성이 이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