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중앙은행들,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신호
체코를 비롯한 동유럽과 동남유럽 국가들이 금리 인하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체코 국립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췄지만, 올해 마지막 인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체코는 지난해 12월 이후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7%대에서 4%대로 인하했으나, 금리 하락세는 이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분석가들은 체코 중앙은행이 오는 19일 열릴 회의에서 추가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헝가리 중앙은행은 10월 기준금리를 6.5%로 낮춘 이후 금리 인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헝가리 포린트의 약세가 심화되면서, 중앙은행은 통화 안정성을 위해 금리 인하 대신 동결을 선택했다.
헝가리의 10월 인플레이션율이 3.2%로 예상보다 낮았지만, 약세 통화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정책 완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헝가리 정부와 중앙은행 간의 갈등이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폴란드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 이후 5.75%로 동결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에너지 가격 보조금 폐지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내년 3월까지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루마니아는 선거를 앞둔 정부의 재정 확대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기준금리를 6.5%로 유지했다. 예상보다 낮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생활비 증가율 속에서, 루마니아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결정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재개가 내년 중반 이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알바니아는 예외적으로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렉의 과도한 평가절상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알바니아는 억제된 인플레이션율과 관광·건설업의 호황으로 안정적인 경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세르비아 중앙은행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기준금리를 5.75%로 유지하며 금리 인하를 중단했다. 이는 통화와 경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동유럽과 동남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신호하며 통화정책 조정에 들어갔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 약세, 인플레이션,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중한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 회복 여부가 향후 금리 정책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