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암호화폐 채굴 합법화 법안 발효…채굴 규정 및 요건 확정

투명성과 경쟁력 강화 기대…러시아, 암호화폐 산업 주도권 노린다

2024-11-04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러시아에서 암호화폐 채굴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법안이 11월 1일 공식 발효됐다. 러시아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자에 대한 구체적인 자격 요건을 마련했으며, 암호화폐 채굴 분야의 자연인과 법인 관리는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의 책임 하에 이뤄진다. 디지털 개발, 통신 및 대중 매체부가 새로운 규정 이행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여름 이 법안에 서명했으나 일부 조항 미비로 인해 이번 11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새 법에 따라 일반 시민도 암호화폐 채굴에 참여할 수 있지만, 전력 사용량을 월 6000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만약 이 기준을 초과하면 자영업자로 등록해야 하며, 러시아 연방세무국이 관리하는 특별 목록에 포함된다.

또한 채굴자는 세무당국에 본인의 채굴량과 지갑 주소를 신고해야 하며, 만약 제출된 정보가 부정확할 경우 명단에서 제외되고 파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 추가로 미지급금이 있거나 극단주의 또는 테러와 연루된 이들은 암호화폐 채굴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제한됐다.

전력 부족 지역에서는 채굴 활동이 금지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전력발전위원회가 에너지부나 지방 지도자의 요청에 따라 특정 지역에 채굴 제한을 권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랴트공화국은 10월 채굴을 제한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르쿠츠크주와 바이칼 지역에서의 무분별한 전력 소비로 인해 전력난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암호화폐 채굴 분야에서 세계 선도국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언급하며,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 내에서 채굴된 암호화폐를 무역 결제에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를 통한 국경 간 지불 시험체제를 구축 중이며, 올해 안에 첫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올레그 오지옌코 비트리버 부사장은 이번 채굴 합법화가 러시아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여,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틸리온 데이터 시스템즈의 티모페 세묘노프 사장도 산업의 투명성과 투자 매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러시아는 이번 법안을 통해 암호화폐 채굴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고, 투명성과 경제적 이익을 함께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