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악화로 걸프국 석유 공급 차질 우려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행량 감소, 이스라엘-이란 갈등이 원유 가격 상승 배경

2024-10-15     김소진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니혼게이자이(日本経済)신문은 12일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해 걸프 국가들의 석유 공급이 중단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국가들의 석유 수출에 있어 중요한 통로이지만, 10월 현재 유조선 통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습격에 대한 우려가 원유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월 2일부터 8일까지 하루 평균 52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한 수치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석유를 수송하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이 해협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의 석유와 LNG가 아시아 및 아프리카로 수출된다.

이스라엘은 1일 본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석유시설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 석유 수출의 90%가 페르시아만 하르케 섬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곳이 주요 표적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란은 하루 약 34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이 중 17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이란의 석유 수출은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란 석유시설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경우, 일시적으로 전 세계 원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배럴당 약 75달러 수준인 원유 가격이 8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OPEC+는 하루 586만 배럴의 감산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 여력을 가지고 있어 이란의 석유 수출 중단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된다.

그러나 이란과 이스라엘 간 대결이 격화될 경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그 지지국인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해협 봉쇄 가능성을 이미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