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생유한하니 "일각촌금" 해야
인생은 유한하다. 살아서 활동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의 삶은 무한한 것처럼 생각하고 헛되게 흘려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편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인생의 정해진 운명 속에서 열심히 살다 가기에 모든 눈에 보이는 부귀영화도 모두 일장춘몽이라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삶의 시간은 우리의 생명이라고 볼 수 있다.
루시우스 세네카는 시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라고...
그러면 내 삶이 정해져 있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까?
서양 연극 중 생명이 15분밖에 남지 않은 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한 <단지 15분>이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총명했다.
뛰어난 성적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논문 심사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이제 학위받을 날짜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의 앞날은 장밋빛 그 자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정밀 검사 결과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떨어졌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남은 시간은 단지 15분, 그는 망연자실했다.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갔다.
이제 남아있는 인생은 10분이었다. 이때 그가 누워 있는 병실에 한 통의 전보가 날아들었다.
"억만장자였던 당신 삼촌이 방금 돌아가셨습니다.
그의 재산을 상속할 사람은 당신뿐이니 속히 상속 절차를 밟아 주십시오."
그러나 죽음을 앞둔 그에게 재산은 아무 소용 없었다.
그렇게 운명의 시간은 또다시 줄어들었다.
그때 또 하나의 전보가 도착했다.
"당신의 박사 학위 논문이 올해의 최우수 논문상을 받게 된 것을 알려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이 축하 전보도 그에게는 아무 위안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절망에 빠진 그에게 또 하나의 전보가 날아왔다.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연인으로부터 온 결혼 승락이었다.
하지만 그 전보도 그의 시계를 멈추게 할 수 없었다.
마침내 15분이 다 지나고 그는 숨을 거두었다.
이 연극은 한 인간의 삶을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긴축시켜 보여준다.
이 청년의 삶은 우리 모두의 삶과 같다.
정해진 삶의 기간을 소중히 생각하라는 일각천금(一刻千金)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일각은 천금의 가치가 있다. 시간을 아껴 쓰라는 말이다.
각(刻)은 시간의 단위로 15분에 해당되지만 '짧은 시간'을 의미한다.
천금(千金)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이니 '一刻千金'(일각은 천금의 가치가 있다)은 시간을 아껴 쓰라는 말이다.
송(宋)나라 때 대문호(大文豪) 소동파(蘇東坡)의 춘소(春宵;봄밤)라는 시(詩)에 나온다.
'春宵一刻値千金'(봄밤의 일각은 천금에 해당한다).
주자(朱子) 또한 젊은이들에게 시간을 아껴 공부할 것을 이렇게 강조했다.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소년은 곧 노인이 되지만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일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주어진 시간 값어치 있게 사용해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라고 조언한다.
전원시인(田園詩人) 도현명(陶淵明)도 비슷한 시(詩)를 남겼다.
'盛年不重來……歲月不待人'(한창 시절은 다시 오지 않으니……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세월유수(歲月如流: 세월은 흐르는 물 같다)다.
시간은 물처럼 지속적으로 흘러가니 시간을 중히 여기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