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후퇴'할 줄 알아야

2024-08-31     김창환 공주대학교 행정학박사 교수
사진=뉴시스 제공.

채근담 후집 29장에 나오는 대목이다.

"進步處 便思退步 庶免觸藩之禍.
진보처 변사퇴보 서면촉번지화.
著手時 先圖放手 재脫騎虎之危.
착수시 선도방수 재탈기호지위."

한 걸음 나아갈 때에
곧 한 걸음 물러설 것을 생각해 두면
거의 뿔이 울타리에 걸리는 재난을 면할 것이요,

일을 시작할 때 먼저 손을 뗄 것을 도모해 두면
비로소 호랑이 등을 타는 위험에서 벗어나리라.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딜 때는 언제나 한 걸음 물러설 것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그러면 뿔로 울타리를 받고 빼도박도 못하는 양의 신세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언제나 손을 뺄 생각도 해두어야겠습니다.

그러면 호랑이 등에 타고 난 후에 내리지도 오르지도 못하는
걱정 따위는 안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승승장구로 향상발전만 하면서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려온 사람은 막상 역경에 부딪히면 금방 무너지고 맙니다.

물러설 줄을 모르고 오로지 집념에만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큰 공을 이룬 사람들은 대개 한두 번쯤은 큰 실패를 했던 사람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물러설 줄도 아는 사람들입니다.

공주대학교 행정학박사 연구교수
김창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