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주가 잊은 '바둑의 신' 이창호 9단

2024-08-22     이형권 칼럼니스트
사진=뉴시스 제공.

이창호는 1975년 7월 29일 전주시 중앙동 2가 지금의 이시계점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곳 중앙동 이시계점에 가보면 가계 입구 한 켠 구석에 이렇게 씌여있습니다.

"이곳은 전주가 낳은 세계 바둑황제 이창호국수의 생가입니다"

그리고 주요경력으로 조훈현 9단 문하로 들어가1986년 입단과 13세의 나이에 세계 최연소 타이틀획득과 최연소 세계챔피언 은관문화훈장 서훈

그리고 그랜드슬램 달성의 경력등이 빛바랜 프린트 실사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이창호 9단은 한국바둑계의 전설이며 우리지역의 자랑스런 인물입니다.

각종 세계대회에 141회 타이틀 획득등 그가 세계 바둑계에 남긴 찬란한 족적들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기록들입니다.

이창호는 중국에서도 "천하제일"인 "천상인"등으로 존경과 찬사를 받은 한류스타였으며 전주가 낳은 보배입니다.

그럼에도 단지 이곳이 전주가 낳은 세계바둑황제 이창호 국수의 생가라는 표시만 있을 뿐입니다.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그 표지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가족들과 한옥마을을 들러 이창호생가를 찾은 38세 김모씨는 

두 자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이것이 이창호 9단 흔적의 전부인가요"라며 필자에게 반문합니다.

이 분은 평소 바둑을 두 자녀와 즐기며 금번 휴가를 맞아 이창호국수의 고향인 전주에 특별한 기념관이 있을거라 생각하여 방문하였던 것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상징하는 역사성이나 관련된 인물을 찾아 관광상품화하여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홍보에 힘쓰는데 우리 지역은 전주가 낳은 세계바둑황제 이창호국수의 고향임에도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한때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세기의 유명세를 떨친 이세돌 9단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명사십리 비금도에는 이세돌 바둑박물관이 2008년 12월에 개관하였습니다.

신안군수와 군의회 그리고 지역민들이 뜻을 같이하여 전남신안군을 "바둑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지금으로부터 16년전에 일찌감치 설립하였던 것입니다.

이세돌 박물관 입구에는 인공지능 (AI) 알파고와 벌인 4번 대국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1층에는 이세돌 기념관
2층에는 바둑 홍보관과 대국실이 마련되어 있고 숙박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전라남도 영암군에는 조훈현 바둑기념관인 
"바둑의 살아있는 전설을 만나다" 라며 2017년 11월 개관을 하였습니다.

영암군은 바둑활성화와 지역관광 자원 개발을 위해 

조훈현 9단의 업적과 관련 소장품등을 5개의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유년기부터 국수에 오르기까지 트로피와 상패 훈장등 기증한 700여점과 

아날로그 바둑체험실 가상 바둑대국이 가능한 디지털체험실 그리고 강의실과 영상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중.일.대만의 리그전과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어린이 바둑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영암군은 국내외 크고작은 바둑대회를 개최하는등 바둑관광산업을 통해 영암군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전주시는 어떻습니까?ᆢ

세계 바둑역사상 최연소 챔피언

통산 141회의 전무후무한 기록의 소유자 이창호 9단

세계 바둑계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 9단의 고향 

우리지역 전주는 다른 시,군의 지자체의 바둑 박물관 건립과 홍보와는 정 다른 방향으로 그냥 잊혀지기로 한 모양입니다.

지역의 전통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형권 칼럼니스트 leehyung@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