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젖은 낙엽 VS 마른 낙엽
2024-08-13 장영환 칼럼니스트
일본 주부들은
퇴직을 하고
집안에 죽치고 있는
늙은 남편을
‘오치누레바'
(濡れた落ち葉)
라고 부른다.
‘젖은 낙엽’
이라는 뜻이다.
마른 낙엽은
산들바람에도
잘 날아가지만
젖은 낙엽은
한번 눌어붙으면
빗자루로 쓸어도
땅바닥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마른 낙엽은
땔감으로도
쓸 수 있지만
젖은 낙엽은
그야말로 쓸모가
없는 존재다.
‘오치누레바’ 는
정년퇴직 후의
늙은 남편을 부인이
밖으로 쓸어내고 싶어도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부담스러운 존재다.
나이를 먹은 남편으로는
심히 모욕적인 표현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이니
나이가 들수록
늙을수록 절대
기죽지 말아야 한다.
말년에 꿈을 저버린 사람은 젖은낙엽이 될수밖에 없다.
나이를 먹더라도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쓰이다 가겠다는 의지를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
때문에 남은 여생에서
스스로 무엇인가 ?
할 일을 찾아서,
삶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일도 안 하고
꿈까지 잃게 되면
'젖은 낙엽’
신세로 전락해서
꾀죄죄하고 추한
막다른 길로
내몰리게 된다.
인생의 빛은
아침보다 황혼이
더 찬란하다.
그러니 여생이
'마른낙엽'이 되어야지
'젖은낙엽'은 되어서는
아니되옵니다.
장영환 칼럼니스트 cicose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