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데이터센터 건설 가속화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인프라는 빠르게 성장 추세 각국이 '데이터 주권'을 중시 국내에서 중요한 정보를 관리하도록 조치 말레이시아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고 투자 유치도 적극 추진

2024-07-30     이창우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동남아 데이터센터 규모는 3~5년 뒤 약 2.5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구 증가와 디지털 산업 발전 외에도 각국이 '데이터 주권'을 중시해 국내에서 중요한 정보를 관리하도록 한 것도 배경이다. 

각국은 다른 국가 및 지역에 의존하는 데이터센터의 메커니즘을 재검토하고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고위 부동산 컨설팅 회사의 데이터를 참고하여 동남아 지역의 데이터센터 개발 동향을 정리했다.

그 결과 3~5년 뒤 동남아 6개국에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용량은 기존 규모(1700㎿)의 약 2.5배인 420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증가폭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생성적 인공지능(AI) 개발 활동으로 데이터센터 건립 바람이 불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말레이 반도의 데이터센터 개발세가 두드러진다. AI 서버가 몰려 있어 일명 'AI 반도'로 불린다. 동남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개소식이 3일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서 열렸다.

이 데이터센터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푸핑데이터가 운영하며 전력용량은 향후 말레이시아 전역의 기존 데이터센터 전체 규모의 절반 수준인 150㎿로 확대될 전망이다.

출범식에 참석한 오언 하피즈 조호르주 국무부 장관은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조호르주에 50여 개의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반면 "싱가포르는 약 70개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데 15년이 걸렸다. ”고 언급했다.

거액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6월 중순 X플랫폼에 글을 올려 "2021~2023년 데이터센터 등에 1147억 링깃(약 246억 달러) 투자를 승인한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등을 개발하는 기업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유기업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고 투자 유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약 2억70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데이터센터 규모도 3.8배로 커질 전망이다. 4월 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조코 회장은 5월 미국 기업인 일론 머스크에게 인도네시아 투자를 요청했다. 인도네시아 최고지도자는 직접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본 딜로이트 이노베이션 네트워크의 오바 토시유키는 "각국이 부양책을 펴는 등 적극적으로 기업을 유치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는 것은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데이터 주권이란 개인정보와 기업 기밀 정보를 놓고 한 국가가 해당 기업에 자국 내에 보관할 의무를 부과하고, 다른 국가에 정보를 가져오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동남아 각국은 적극적으로 법 제도를 완비한다. 태국은 2022년부터 '개인 데이터 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다. 태국은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두고 자국 사업자가 데이터를 관리하는 '주권 클라우드' 구현을 강하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베트남도 2022년 베트남에서 취득한 개인 데이터는 베트남에 저장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데이터센터 허브를 자처해온 싱가포르도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작동은 많은 전력을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에 큰 부하를 줄 수 있다. 

싱가포르는 2019년부터 데이터센터 신축을 제한해 3~5년 뒤 관련 시설 규모 성장률이 3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는 주변국들이 데이터센터 증설에 적극 나서자 5월 말 전력 절약 등을 전제로 약 500㎿ 규모의 데이터센터 신축을 허용하겠다고 선회했다.

데이터센터 집적화는 과학기술 산업 육성의 관건이다. 각국 정책, 해외 테크 공룡 동향, 지역 데이터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인프라는 빠르게 성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