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뒷것을 자처해온 최고 앞것 김민기 선생이 남긴 메시지!
옛 서울대 문리대 자리에 있던 구내식당 이름을 그대로 따서 만든 극단 學田은 한자그대로 "배움이 있는 밭"이란 뜻이다.
우리시대 뒷것 김민기 선생은 평소 늘 자신이 만든 소극장 학전의 배우들을 앞것이라 불렀다.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 21일 우리곁을 떠난 뒷것 김민기 선생이 강하게 와닿는 이유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의 일관된 삶의 궤적과 너무나도 똑같기 때문이다.
70년대 부터 삶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는 늘 존경받는 참어른으로 명성을 가졌음에도 단 한번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앞전에 나서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그저 묵묵히 오랫동안 실행에 옮겼을 뿐이다.
명예와 부는 더이상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죽는 날까지 앞것이 아니라 뒷것을 택했다.
앞에서 부각되는 존재가 아니라 다른이들을 위해 뒤에서 조용히 헌신했다는 의미다.
그는 죽으면서까지 "그저 고맙지,할 만큼 다했지"라며 남은 사람들에게 한결같은 뒷것의 마음을 그대로 전했다.
한국예술계에서는 "영원한 뒷것에게 빚지지 않은 앞것들이 있나*할 정도로 그는 연극, 영화배우들에게 소극장 학전을 통해 아낌없는 못자리를 깔아주었다.
어쩌면 연기자가 탄탄한 기초실력을 배우는 것은 학전에서 하고 세상밖의 더 큰 무대에서 명성을 쌓는게 그의 바램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학전의 영혼 김민기 선생은 세상을 떠났다.우리 시대의 역사가 된것이다.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거리에서 이 노래가사가 흘러나온다면 중년세대는 넘어 너나 할 것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숙연하게 목놓아 부를 것이라 확신한다.
뒷것을 자초해온 김민기 선생은 결국 최고의 앞것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듯 싶다.
우리곁을 떠난 그의 존재가 벌써 새삼스럽게 그립다.
"세상에서 가장 묻히기 좋은 명당 자리는 양지바른 묘지가 아니라 바로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 마음속“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우리시대 영원한 뒷것들의 두목 김민기 선생은 항상 우리들 마음속에 진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