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한국 진출에 박차
공세적인 마케팅으로 한국 무대를 발판으로 글로벌 마케팅으로 확대 전략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이제 한국 자동차 메이저 회사에게 경고장을 내밀고 경쟁의 본격화를 알렸다.
중국 지리자동차(Geely)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는 2026년 1분기부터 한국 고급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의 무역 장벽을 피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인상했고, 유럽연합도 최고 47.6%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지리 전기차는 2025년에 한국 수도권 일대에 전시장을 열고, 2026년 1분기부터 지커001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2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중국 내에서 5100만 원에서 6200만 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지리는 2022년에 르노코리아 지분 34%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되었고, 프리미엄 전기차 모델인 폴스타4를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역시 2016년에 BYD코리아를 설립해 전기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으며, 올해 말 승용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재 한국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 중 약 40%가 중국산인 점을 고려할 때, 비야디의 승용차 출시 역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보인다.
중국 전기차의 한국 시장 진출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대규모 생산과 경제적 효율성을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와 자재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보조금 정책이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는 이미 자국 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생산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배터리 비용으로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장기 계획을 통해 한국에 정착했다. 이제 상업용 버스를 넘어 중국 전기차의 출시가 본격화되면 한국 전기차는 상당히 큰 위기를 맞을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선의의 경쟁은 체급이 어느 정도 맞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테슬라도 이를 눈치채고 중국 시장의 생산을 줄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중국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최대 40%까지 삭감한 바 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를 막고, 국산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보조금의 삭감이 중국 전기차 업체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
중국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 외에도 품질과 신뢰성, 브랜드 이미지, 서비스와 인프라와 같은 요소들이 글로벌 경쟁 회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고 서비스와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은 새로운 기회와 동시에 많은 도전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되며,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의 한국 시장 진출은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을 주제이고,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 전기차 산업이 어떻게 대응할지 앞으로 주목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