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나나 유래, 고혈압 환자와 다이어트에 효과

2024-06-24     배대열 칼럼니스트
사진=뉴시스 제공.

바나나의 학명은 낙원의 과일(musa paradisiaca)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바나나는 우리가 흔히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동남아시아인 말레이반도를 원산지로 추정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바나나가 알려지기 시작한 초기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못한 과일이었습니다.

바나나는 동남아시아에서 인도와 이슬람 국가들이 모여있는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로 전래되었고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여집니다.

바나나라는 이름 자체는 바나나가 영국에 도착되기 전에 붙여졌던 수많은 이름들 중에 하나였을 뿐입니다.

바나나가 유럽에 전래된 초기에 프랑스에서는 이 과일의 명칭을 "낙원에서 온 무화과 열매(figue du paradis)"라는 서술형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바나나"라는 이름을 갖게된 것은 16세기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미대륙을 식민지로 삼게되면서 드디어 바나나가 신대륙으로 진출하게 되는데 이 때부터 비로소 바나나는 제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바나나는 아프리카 콩고 지역의 언어로 "손가락"을 의미하는 단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나나를 "손가락"이라 부른 것은 아랍인들이 먼저였습니다.

원래의 바나나는 손가락 정도의 크기였는데 인류가 품종을 개량하여 오늘날의 바나나가 되었습니다.

영어에서 바나나 다발을 세는 단위를 "손"이라는 뜻의 "hand"로 부르는 것은 바나나의 이름이 "손가락"에서 유래했음을 유추케 합니다. 

우리나라에 바나나가 처음 들어온 기록은 분명치 않지만 남해안 지방에서는 학교나 관공서의 정원 등에 바나나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파초(芭蕉)라고 부르기도 했으나 그것은 바나나의 4촌 쯤 되는 식물로서 엄밀히 따지면 바나나는 아니었습니다.

1970년 대에는 바나나가 무척 귀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정부에서는 바나나를 달러나 낭비하는 사치품으로 규정하여 수입을 규제했고 민간 사업자들에게 사과나 배 등 국내산 농산물을 수출한 양만큼 바나나를 수입할 수 있도록 쿼터를 부여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값도 비싸서 열 대여섯 개 달린 바나나 한 송이의 가격이 5~6,000원 선에 거래되었는데 장정들 하루 인건비가 1,000원 정도였고 시내버스비가 60원 하던 시절이어서 요즘 물가로 치면 바나나 한 송이가 최소한 20만 원 쯤 되었을 것으로 추산되니 선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당시 농민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형 비닐하우스를 지어 겨울철에는 기름을 태워 난방을 해가면서 바나나를 재배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습니다.

기름 수입하는 비용이면 국내에서 생산한 바나나의 양보다 세 배는 넘게 사다 먹을 수 있었을 터였고, 통상 마찰을 줄임과 동시에 환경도 보호할 수 있었겠지만 당시 관료들의 의식 수준을 짐작만 할만합니다.

그냥 쓴 웃음을 짓는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바나나는 맛도 좋지만 영양성분도 훌륭합니다.

알칼리성 식품인데다 칼륨, 카로틴, 비타민 C, 식이섬유 등을 넉넉히 함유하고 있어서 고혈압 환자들이나 다이어트를 꿈꾸는 분들에게 환영을 받는 과일이기도 합니다.

배대열 보건식품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