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군자(四君子) 예찬론

매란국죽 梅蘭菊竹 

2024-06-15     김창환 공주대학교 행정학박사 교수
사진=뉴시스 제공.

매(梅) 매화

몸은 비록 늙었어도
마음은 청춘이라 했던가.
늙은 가지에서 꽃봉오리 맺는 신비스러움과
차례 지켜 꽃을 피우는 미덕은
어디서 배운 지혜일까?
약속을 지키느라
눈서리 속에서 인내하는 눈물은
군자의 체통 때문이리라.

난(蘭) 난초

외딴 계곡에 홀로 피어 있는 까닭은
고독을 즐기려함이 아니다.
찾아오는 손님 없어도
곱게 화장하고
단정한 옷매무새로 정좌하고 지나는 바람결에 향기 날리며
별빛 벗 삼아
맑은 이슬 먹고사는 이유는 순결한 기상을 지키기 위해서인가.

국(菊) 국화

여름 내내 할 말이 없어 침묵한 것이 아니다.
말없이 세상을 지켜보며 견뎌온 시간 수다떨던 잡꽃들 모두 사라진  
뒤 슬며시 얼굴 들어 사방을 돌아보는 황금미소는
동안거(冬安居)마친 노승처럼
점잖은 기상
자비로운 눈빛으로
인내의 미덕을 설파하고있다.

죽(竹) 대나무

바람 부는 날
대숲에서 들리는
피리 소리 대금소리
외줄기 일념으로
마음을 비우고
절개 곧은 마디 뻗어 올리며
새겨온 의지는
하늘 향해 손짓하는 푸른 잎 삿갓쓰고 죽장 짚은 나그네.
선비 인양 화문선(花紋扇)펼처 들고
정가(正歌)를 부르네.

매화梅花처럼 인동忍冬의 고초를 인내하고, 난蘭처럼 순결한 기상을 소유하고, 국화菊花처럼 노승의 자비로운 지혜와, 대나무 죽竹처럼 선비의 곧은 절개를 소유하여 인간미가 유유히 흐르는 시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夏至절기에 건강과 심신단련의 소중한 시간되시기바랍니다. 

 

김창환 공주대학교 행정학박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