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포도주 생산량, 60여 년 만에 최저를 기록
2023년 세계 와인 생산량은 전년 대비 9.6% 감소 세계 최대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의 생산량은 4.4% 증가 반면 호주와 아르헨티나의 생산량은 모두 20% 이상 감소 세계 최대 와인 소비국인 미국 소비량도 3% 감소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3일 세계 와인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포도주기구(OIV)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와인 생산량은 전년 대비 9.6% 감소한 약 237억 리터로 196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고온은 포도 생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생산량이 각각 23.2%, 20.8% 감소했다. 양국 생산량의 합계가 세계 총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세계 최대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의 생산량은 4.4% 증가한 반면 호주와 아르헨티나의 생산량은 모두 20% 이상 감소했다.
생산량 감소의 배후에는 지구 기후 변화가 있다.
이탈리아 중남부에 폭우가 내리면서 잎에 곰팡이가 피고 시드는 전염병인 노균병이 퍼졌다.스페인은 포도 재배 기간 동안 극심한 가뭄과 고온으로 인해 포도 수확이 저조했다.
남반구 국가들도 악천후의 영향을 받는다. 2023년 초까지 이어진 라니냐 현상으로 호주는 이상 저온과 홍수를 겪었다. 서리와 우박의 영향으로 아르헨티나의 와인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이상 기후가 지속되면 주요 와인 생산 지역에 더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지난 3월 키스 반 레빈 프랑스 보르도 국립고등농업과학원 교수가 발표한 예측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전통 와인 생산지의 약 90%가 가뭄과 고온으로 인해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
와인 산업도 수요 감소에 직면해 있다.OIV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와인 소비량은 221억 리터로 전년 대비 2.6% 감소하여 약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계 최대 와인 소비국인 미국 소비량도 3% 감소했다. 술값이 치솟은 게 주요 원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와 같은 요인의 영향으로 생산 및 운송 비용이 상승하여 와인의 전체 가격이 상승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