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4월 부채, 15조 200억 페소 늘어

2024-05-31     여불휘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필리핀의 미상환 부채가 주로 차입금 증가와 달러 대비 페소 가치 하락으로 인해 4월에 다시 15조 페소 수준을 넘어섰다.

필리핀 재무부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4월 말 국가 부채는 15조 2000억 페소(359조 240억 원)로, 전월 14조 9300억 페소(352조 6466억 원)에 비해 0.6%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부채 규모가 13조 9100억 페소에서 7.9% 증가한 수치다. 4월에만 정부는 정부 증권 순 발행과 달러 대비 현지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915억 페소의 신규 채무를 추가했다.

증권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댄 로세스(Robert Dan Roces)는 미지불 부채 증가의 원인을 페소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달러 표시 부채 가치가 부풀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필리핀 페소는 달러 대비 계속해서 약세를 보이며 올해 5월에는 1달러당 58페소 수준을 돌파했다.

리잘 커머셜 뱅킹(Rizal Commercial Banking Corp.)의 마이클 리카포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달 예산 흑자에도 불구하고 부채 증가는 대형 소매 국채 만기 약 7000억 페소에 비해 4월 부채 만기가 낮아진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이란 갈등으로 인한 4월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해 신중한 차원에서 정부 차입에 대한 헤징이 이뤄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재무부는 부채 더미의 대부분(68.64%)이 국내 차입이고 나머지 31.36%는 외부에서 조달되었다고 밝혔다. 총 국내 부채는 10조 3,100억 페소로 월 기준으로 0.3% 증가했으며, 2023년 4월 9조 4,600억 페소보다 9% 증가했다. 이는 272억 3천만 페소 규모의 국내 증권 순 발행과 외화 표시 국내 부채에 대한 페소 평가절하로 인한 37억 8천만 페소 효과에 기인한다.

반면 대외채무는 월간 4조 7100억 페소로 1.3% 증가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4조 4500억 페소에서 5.74% 증가했다. 이는 미국 달러 대비 제3통화 조정으로 부분적으로 상쇄되었으며, 이는 외화 부채의 페소 가치에서 159억 페소를 줄였다.

한편, 총 채무 보증 의무는 75억 4천만 페소에 달하는 국내 보증의 순 가용성과 38억 페소에 달하는 외화 표시 보증에 대한 페소 평가절하의 영향으로 인해 2.9% 증가한 3,560억 6천만 페소를 기록했다.

이번 부채 증가는 필리핀 경제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하며, 정부의 경제 정책 및 외환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