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달러'가 세계 경제 압박... 심각한 결과 초래

달러 강세가 세계 곳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쳐 이집트·레바논·나이지리아 등 올해 들어 가장 빠르게 통화 가치 하락 달러 강세에 따른 압박이 이들 국가의 국내 도전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어

2024-05-06     차승민 기자
사진=뉴시스 제공.

미국 뉴욕타임스는 29일 "올해 세계 주요 통화들의 달러 대비 하락은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심상치 않은 변화"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약 150개 통화 중 3분의 2가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달러 강세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약 20년 만의 고점이다.

완고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으로 연준의 높은 금리는 미국의 자산이 세계 여러 곳의 자산보다 더 나은 수익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투자자들은 그것을 사기 위해 달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은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유로화와 캐나다 달러화도 하락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그 영향은 빠르고 깊을 수 있다.

외환 거래의 거의 90%가 달러와 관련되어 있다. 달러 강세는 각국이 미국에서 수입되는 상품과 일반적으로 달러 표시 석유와 같은 글로벌 거래 벌크 상품을 포함하여 동일한 양의 달러 표시 상품과 더 많은 자국 통화를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킨다. 특히 달러를 차입한 국가들도 더 높은 이자 청구서에 직면해 있다.

올해 초 미국 경제의 예상치 못한 강한 성장은 완고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넘어서기 시작했다.그러나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인 카막샤 트리비디는 미국 금리가 경제성장 둔화에도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그 여파는 더 '험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정책 입안자들은 금리 인하를 통해 국내 경제를 지원하거나, 자국 통화의 고공행진을 통해 자국 통화를 지탱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 전환점에 있다."고 트리비디가 말했다.

강한 달러의 영향은 일본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엔-달러 환율은 월요일 1990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 선이 무너졌다. 연준과 대조적으로 일본 중앙은행은 수십 년간 저성장을 거듭한 끝에 올해에야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유럽 중앙은행의 정책결정자들이 6월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이미 밝혔다. 하지만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다소 개선되더라도 연준에 앞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유로존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확대돼 유로화가 더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비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주 예상 외로 금리를 인상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자국 통화의 약세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어서 달러 강세가 세계 곳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이집트·레바논·나이지리아 등 올해 들어 가장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일부 통화는 달러 강세에 따른 압박이 이들 국가의 국내 도전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음을 반영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