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외 원전사업 적극 참여... 고속로 중심의 차세대 원자로 개발
향후 최신 원자로 설계 기술과 안전 대책 노하우를 미국으로부터 배워 향후 실증로 개발에 활용할 계획
일본이 고속로 중심의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둘러싸고 해외 원전 사업에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보도했다.일본은 각국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원자로 국내 건설을 위한 최신 기술 확보와 인재 양성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는 미국 원전업체 테라에너지 등과 고속로 개발에 관한 기술협력을 하는 한편 지난 7월 영국 국립핵실험실과 차세대 원자로인 '고온가스 냉각로'용 핵연료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일본은 또 폴란드와 협력해 '고온가스 냉각로'를 개발해 폴란드 원전 사업에 적극 참여 하기로 합의했다.
각국이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경쟁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여파로 에너지 안정적 공급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가운데 특히 경제성과 안전성이 뛰어난 차세대 원자로가 주목 받고 있다.
석유 등 천연자원이 부족한 일본은 오래전부터 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고속로 개발에 주력해 왔다.그러나 문수 원자로 폐기로 일본은 개발을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도쿄전력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원전사고로 원전 산업에 뜻을 둔 인력이 줄면서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전수 받기도 어려워졌다. 각국의 원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일본이 기술력을 유지·강화해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아리마 준 도쿄대 초빙교수는 "국제적으로 일본만의 기술 수요가 높다.다양한 국가 및 기업과 협력해 일본의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일본의 차세대 고속로 개발 계획과 관련해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테라 에너지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일본의 고속로 개발은 몇 년 째 지지부진하다. 그러나 일·미 기술과 경험을 결합해 고속로 국내 건설의 실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원자력연구개발기구와 테라에너지 등은 2022년 1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상용로 전 단계인 '실증로' 개발에서 앞서 있는 이 회사는 원자력연구개발기구에 기술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고속로라는 폐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핵연료 사이클'의 핵심 시설이다.개발은 발전시설이 없는 기초단계인 실험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형로, 경제성을 검증하는 실증로, 실용로, 상용로) 등 4단계로 이뤄진다.
일본은 1977년 실험로 '상양'(이바라키현), 1994년 원형로 '문수'(후쿠이현)를 개발했다.하지만 '문수' 고장이 잇따르고 일본 정부가 2016년 '문수' 폐기를 결정하면서 실증로 개발은 정체됐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테라 에너지는 미국 와이오밍주에 실증 원자로를 건설해 2028년 이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체결된 양해각서에는 원자력연구개발기구가 축적된 기술을 테라 에너지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앞으로 최신 원자로 설계기술과 안전대책 노하우를 미국으로부터 흡수해 실증로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2년 공개한 진도표에서 2024년도부터 실증 원자로를 설계해 1940년대에 가동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7월에는 미쓰비시중공업을 디자인을 주관하는 핵심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