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러 나라 공항 확장... "과잉 투자" 우려도 나와

향후 20년 간 매년 9.5%씩 성장 예측 하지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 관광객 수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

2023-12-08     김성희
사진=뉴시스 제공.

동남아 국가들은 공항 확장에 박차를 가하며 예상됐던 여행객들의 귀환에 대비하고 있다.하지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관광객 수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보잉은 동남아시아가 전 세계 항공교통량의 약 10%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20년간 매년 9.5%씩 성장해 6.1%의 글로벌 연평균 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동남아 국가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들여 공항 인프라를 개조·확장하고 있다.

지난 9월 태국 방콕의 주요 국제공항이 새 터미널을 개장하고 제3의 활주로 건설을 진행 중이며, 방콕의 또 다른 공항과 치앙마이·푸껫 공항도 증설할 계획이다. 태국에는 2024년 중 방콕과 일본을 오가는 새로운 항공사가 취항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프놈펜 근교의 새 국제공항은 2025년 15억 달러(약 1조 9654억 원)의 건설비용으로 운영돼 2050년까지 5000만 명의 승객을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캄보디아와 중국 기업이 합작한 일대일로(一帶一路) 표지 공사로 11억 달러를 투자했다. 관광지 앙코르와트에서 약 40㎞ 떨어진 공항은 2040년 승객 처리량이 1200만 명으로 늘어나 2019년 캄보디아에 입국한 전체 관광객보다 2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베트남도 40억 달러(5조 2424억 원) 가까이 투자해 하노이 국제공항 여객 수송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1.5배인 6000만 명으로 늘리고, 150억 달러(19조 6545억 원)를 들여 호치민 외곽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한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도 공항 확장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항공 데이터 컨설팅 회사인 OAG의 아시아 담당 이사인 파텔은 관광객 수가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적어도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의 일부 공항 확장 계획은 과잉 투자 우려를 낳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각국 정부가 관광 산업에 따른 경제 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성급히 승인해야 할 확장 계획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니시하마 도루 일본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항 건설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내수를 자극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기 때문에 향후 경제 전망 계획이 좋지 않아도 당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최근 양대 객원국인 중국과 인도 관광객을 무비자로 입국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OAG는 동남아 국가들이 때때로 중국인 관광객에 너무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전염병 이전 수준보다 낮다고 경고했습니다.중국 경기 침체로 해외여행이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태국 남부, 말레이시아 국경과 가까운 물동 국제공항이 확장 실패의 한 예다. 이 공항은 2022년 문을 열지만 이용객이 적어 몇 달 새 항공사들이 철수해 무용지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