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칠월칠석 '오작교', 중국판 발렌타인데이
음력 7월 7일하면 떠오르는 "칠월칠석"이다.
금년에는 8월 22일이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만난다는 ‘칠석’이다.
칠월칠석 저녁이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마주한 견우성과 직녀성, 그리고 북두칠성때문에 이 설화가 생겨난 것으로 본다.
이 설화는 고대 중국 설화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하늘에서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마주한 견우성과 직녀성을 볼 수 있다.
과학적으로는 견우성과 직녀성의 거리는 16광년이다.
빛의 속도로 16년을 가야 도달 할 수 있는 거리다. 그럼에도 우리는 견우와 직녀가 하룻밤 만에 꼭 만나기를 바라고, 만난다고 믿고 있는 허구적인 러브스토리인셈이다.
이런 것이 어쩌면 허구의 픽션이자 창조적인 인류문명을 만든 상상력의 힘입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기 위해서는 하늘길을 연결하는 다리가 필요하다.
이때 까마귀(烏)와 까치(鵲)가 놓은 다리를 오작교(烏鵲橋)라 한다.
이 말은 일상생활에서‘사랑을 연결해준다’는 의미로 널리 쓰인다.
중국의 칠월칠석과 오작교 관련 이야기를 살펴보면 우리의 칠월칠석이 생겨난 배경과 연원을 알수 있다.
중국의 전설에 의하면 칠월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고 알려진 날입니다.
옛날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은하수 건너에 부지런하고 착한 목동 견우가 살고 있었다.
옥황상제는 자신의 손녀딸인 직녀와 견우를 결혼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서로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이 두 사람은 자신이 맡은 농사일과 베 짜는 일을 게을리 하게 됩니다.
이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떨어져 살게 했습니다.
이 슬픈 사연을 전해들은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칠석(음력 7월 7일)날에 이들을 만나게 해주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작교(鹊桥 què qiáo)" 입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칠월칠석을 크게 기념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칠월칠석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어 중국인들에게 인기있는 기념일 중에 하나입니다.
이른바 중국의 전통 "발렌타인데이"이자 "키스데이"인 칠월칠석으로 발전되었습니다.
특히 칠월칠석이 중국에서는 "새 가정을 연다"는 의미가 있어서 이날에는 청춘 남녀가 데이트를 하거나 혼인신고를 하러 가기 좋은 날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까마귀와 까치는 닮은 듯하면서 전혀 닮지 않은 새라는 점입니다.
둘 다 까마귓과에 속해 있는데도 숲속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사람이 사는 마을에 기대어 삽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일하게 혼용해서 까마귀와 까치를 한데 아울러 ‘까막까치’라 부릅니다.
하지만 둘의 서식 습성은 확연히 다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까치는 집을 잘 짓고 자기 영역에 대한 집착이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자기 영역에 들어온 까마귀를 서슴없이 공격합니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는 얘기도 이래서 생겼습니다.
까치는 낯선 사람이 자기 영역에 들어와 경계의 소리를 내는 것인데, 사람에게는 낯선 이가 오랜만에 보는 지인이거나 친·인척일 수 있습니다.
까치와 달리 까마귀는 집을 짓는 데 서투르다.
하지만 번식을 위해서는 반드시 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가끔 자주 잘 어울리면서도 까마귀는 까치의 집을 뺏곤 합니다.
같은 것 같지만 다름이 존재하 는 동상이몽의 행태를 보이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목적을 위해 서로 잘 어울리면서 화합한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까막까치'라는 명칭도 생겨났다고 생각됩니다.
이렇듯 아웅다웅하는 '까막까치'도 칠월칠석 날에는 견우와 직녀를 위해 날개를 맞대고, 둘에게 밟혀 머리털이 빠지는 고통이 찾아와도 기꺼이 다리가 되어 준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칠월칠석날에 까치와 까마귀가 날개를 펴서 다리를 놓아 견우와 직녀가 건너는데, 이 다리를 오작교(烏鵲橋)라고 합니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sgrhee21@nvp.co.kr